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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작년 하반기 이후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급증하면서 약1~2년 전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금융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은행권의 분석에 의하면 기준금리가 시장의 전망대로 연말 3.00% 수준까지 오를 경우, 2년 전 초저금리 환경에서 주거나 자산투자 등의 용도로 수억 원을 대출한 사람 중에는 월 상환액이 약 2배로 부는 경우도 속출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일부 대출자들은 대출을 받을 당시 변동금리를 받은 게 후회된다며 금리에 대한 부담을 전했습니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A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카카오뱅크로부터 신용대출(마이너스 통장) 금리 인상 안내 문자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만기 1년인 이 신용대출의 금리는 매년 갱신 시점의 금융채 1년물 지표금리에 따라 재산정되는데, 오는 9월 15일까지의 이 금리는 4.05% (금융채 1년물 1.381%+가산금리 2.669%)지만 9월 16일부터 내년 9월 15일까지는 금융채 1년물에 3.114%를 더한 금리가 적용된다는 내용이 A씨에게 전달되었습니다.
5일 기준 현재 금융채의 1년물 금리는 3.429%로, 9월 15일까지 큰 변동이 없다면 A씨의 대출금리는 약 6.5%대(4.429+3.114%)로 오르게 됩니다.
A씨는 "2017년 처음 신용대출을 받을 당시에는 카뱅이 공격적 마케팅 전략으로 여신을 늘리기 위해 시중은행보다 낮은 2%대 금리를 제공했다"며 "하지만 지난해 4%대 초반으로 높아지더니 다시 1년 만에 2%포인트(p)이상 올랐다. 부담이 커 상환과 해지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서울 도봉구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B씨 역시 불어난 대출 원리금으로 걱정이 한가득입니다.
작년 하반기에 서울 아파트를 매입할 때 모자란 자금을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3억 9천 만원과 신용대출 4500만원을 받아 모자란 금액을 충당했습니다.
현재 주택 담보 대출의 금리는 3.50%로 원리금이 이미 168 만 원에 이르렀고, 특히 신용대출 금리는 1년도 채 되지 않아 3.50%에서 거의 두 배인 6.05%로 올라 월 이자도 13만원에서 22만원으로 올랐습니다.
이에 B씨는 "주택담보대출을 변동금리로 받은 게 후회된다"며 "작년 말 내 집 마련의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무리해서 아파트를 샀는데, 앞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까지 신용대출 금리 수준으로 오르면 진짜 집을 팔아야 하나 걱정"이라고 전했습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5일 기준 현재 연 3.920∼5.969%,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3.880∼5.792% 수준입니다.
신용대출(1등급·1년)에는 4.359∼6.220%, 전세자금대출(주택금융공사보증·2년 만기)에는 연 3.870∼5.769%의 금리가 적용됩니다.
최근 은행채 등 채권 금리 급등세가 진정된데다, 금리 상승기 취약차주 지원 등의 차원에서 은행들이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전반적으로 보름 전보다 그나마 대출금리가 다소 낮아진 상황입니다.
이처럼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이자부담이 크게 불어나면, 불안한 우리나라 경제에서 그나마 최근 '버팀목' 역할을 하는 민간 소비마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한은 발표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보다 0.7% 늘었으며 당초 0.3∼0.4% 수준의 시장 관측을 크게 웃도는 성장률인데, 특히 의류·신발 등 준내구재와 음식숙박·오락문화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민간소비가 3.0%나 뛰어 경기 회복을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금리가 계속 빠르게 오르면, 방역 완화 덕에 많이 늘어난 민간소비
한은 동향분석팀의 최근 분석에 의하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민간소비는 최대 0.15% 감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은은 해당 보고서에서 "금리 상승에 따른 수요 둔화는 어느 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나, 이런 비용보다는 물가 안정과 같은 편익이 더 크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