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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월스트리트가 이미지 / 사진=연합뉴스 |
홍콩의 한 신생 핀테크 업체 주가가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지 한 달 여만에 무려 140배 폭등하며 지난해 '게임스톱 사태'를 연상케하고 있습니다.
3일(현지시간) 홍콩 핀테크 업체 'AMTD 디지털'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전날보다 34.5% 내린 주당 1천100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는 전날 126.3% 급등했던 데서 일부 하락한 수치였습니다.
AMTD 디지털은 투자은행 'AMTD 아이디어 그룹'의 자회사로, 스타트업에게 수수료를 받고 대출과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회사입니다.
지난달 15일 뉴욕 증시에 상장된 AMTD 디지털은 계속해서 급등해왔는데, 이날 AMTD 디지털의 주가(1천100달러)를 기준으로 했을 때 공모가(7.8달러)에서 140여배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같은 '주가 고공행진'의 결과, AMTD 디지털은 총 2천30억달러(약 264조8천억원)의 시가총액을 보유하게 됐고,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 월가의 터줏대감들까지 제치게 됐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AMTD 디지털의 시가총액은 세계 금융사 중 5번째 수준으로, AMTD 디지털보다 시총이 많은 금융사는 버크셔 해서웨이,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중국공상은행 뿐입니다.
AMTD 디지털의 작년 매출은 2천500만달러(약 326억원)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내로라 하는 은행들을 제치는 일은 결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한편, 모회사인 AMTD 아이디어 그룹의 주가 역시 AMTD 디지털의 급등이 호재로 작용해 458%나 올랐습니다.
별다를 것 없어 보이는 신생 핀테크업체의 뉴욕 증시 급등에 외신들은 그 이유가 의아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거래 가능한 주식이 적어 수요가 높다는 점을 제외하면 이 정도로 급등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는 겁니다.
AMTD 디지털 역시 마찬가지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AMTD 디지털은 전날 성명을 통해 "IPO(기업공개) 이후 회사의 사업이나 운영과 관련한 중요한 상황이나 이벤트, 기타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며 의아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같은 상황에 외신들은 AMTD 디지털의 급등이 '제 2의 게임스톱'이라는 평을 내놓고 있습니다. '게임스톱 사태'란 지난해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드베츠'(WallStreetBets) 대화방을 중심으로 '개미'라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게임스톱' 사의 주식을 매입해 해당 업체의 주가가 한때 688%까지 치솟았던 것을 말합니다.
AMTD 디지털 역시 최근 레딧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주식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제 2의 게임스톱'이라는 평은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한편, 일각에선 이 같은 AMTD 디지털의 급등이 인위적으로 수요를 창출해 주가를 최대치로 끌어올린 후 높은 가격에 팔아 수익을 챙기는 '펌프 앤드 덤프'(pump-and-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 리서치의 창업자 네이트 앤더슨은 "펌프 앤드 덤프가 확실해 보인다"면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은 것처럼 보이는데 이같은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의 인기는 더욱 이런 상황을 부추길 수 있다"고 평했습니다.
[권지율 디지털뉸스부 인턴기자 wldbf992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