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연합체인 OPEC+가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에도 원유 증산을 10만 배럴로 결정하며 증산 속도를 크게 줄였습니다.
공급이 줄었는데도 국제 유가는 러시아 전쟁 이전 수준으로 급락했습니다.
미국 원유 재고가 증가하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배준우 기자입니다.
【 기자 】
OPEC+가 9월 원유 증산량을 하루 10만 배럴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OPEC+는 사우디와 러시아 등이 주도하는 산유국 24개국의 회의체로, 세계 원유 공급량의 5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치솟는 국제 유가를 잡기 위해 사우디를 직접 방문해 증산을 요청했지만, 7·8월 증산량인 하루 64만 8천 배럴과 비교하면 15%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OPEC+는 산유국들의 증산 여력 제한과 국제 경기 침체 우려, 회원국인 러시아의 입장 등을 고려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인터뷰 :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지난달)
- "앞으로 물가가 좀 잡힐까요?"
- "그러길 바랍니다. 곧 알게 되겠죠."
증산량이 줄었지만 국제유가는 미국의 원유재고가 늘었다는 소식에 배럴당 90달러로 급락해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습니다.
러시아 전쟁이 일어나기 전보다 더 낮은 수치입니다.
여름 휴가 성수기를 맞아 미국의 원유 재고가 70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446만 배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며, 경기침체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고유가를 바라는 러시아와 서방세계의 증산 압박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고유가로 인한 국제적인 인플레이션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배준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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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최형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