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후 국내 시장에서 와인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유통 빅3(롯데·현대·신세계)가 이르면 올해 하반기 시장 패권을 놓고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이 지난해 '보틀벙커'를 선보이자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이 이에 상응할 와인 전문매장을 각각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마련된 와인 코너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경쟁사인 현대백화점그룹 역시 와인·주류 전문매장 개점을 구상 중이다. 매장은 경기 남양주 다산신도시 소재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 내에 들어설 전망이고, 와인 등 주류를 발주해보자는 논의가 그룹 내에서 오가고 있다.
업계에 능통한 다른 관계자 B씨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 안에 두 주류 전문매장이 각각 들어설 예정"이라며 "스타필드 하남의 경우 곧 제품 발주를 시작할 예정이고, 현대아울렛은 '보틀벙커' 같은 점포를 검토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그린푸드와 현대이지엘이 공동 출자한 와인유통사 '비노에이치'를 통해 공세적으로 매장을 준비 중이다. 신세계그룹 와인앤모어에서 근무한 와인 바이어도 영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 광주광역시 서구 롯데마트맥스 상무점 '보틀벙커'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주류를 구매하고자 매대로 몰려든 모습. [이상현 기자] |
보틀벙커 1호점이 들어서고 제타플렉스로 변모하면서 롯데마트 잠실점은 리뉴얼 한 달 만에 매출이 전년보다 55% 늘어나고, 방문객 수가 33% 증가했다. 1호점이 성공 사례로 남은 뒤 지난 3월과 4월 잇따라 문을 연 창원중앙점과 광주상무점도 큰 인기를 끌었다.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이 와인·주류 전문매장을 선보이기로 한 건 오프라인 시장에서 이 같은 롯데그룹의 약진을 견제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신세계엘앤비를 필두로 주류전문매장 '와인앤모어' 매장을 운영하는 등 이미 오프라인 시장에 진출한 상태지만, 최근 한국형 위스키 개발에도 착수하는 등 주류사업에 더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와인 판매대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다만 일각에서는 와인 시장 성장세와 관련,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의 전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감염병 확산 때 한동안 인기였으나, 이제 시장 전반의 파이가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스테디셀러 와인 몇 종을 제외하면 잘 나가지 않는다. 규모가 작은 와인 샵은 폐점하는 곳도 많다"고 말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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