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슨이 지난 6월 출시한 '다이슨 에어랩 멀티스타일러'. [사진 출처 = 다이슨] |
출시 후 4년이 지나도 인기가 식지 않는 걸 보면 에어랩은 단연 성공한 제품이다. 그런데 다이슨은 이에 만족하지 않는 모양새다. 다이슨은 지난 6월 에어랩 신제품인 '다이슨 에어랩 멀티스타일러'를 선보였다. 소비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진화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29일 프레드 하우 다이슨 선임 디자인 엔지니어는 서면 인터뷰에서 "다이슨은 초기 프로토타입을 사용한 컨셉 테스트부터 후기 단계의 개선 테스트까지 소비자가 겪는 불편함을 자세히 파악하고 제품을 개선한다"라며 "에어랩 멀티스타일러 역시 이런 '소비자 연구'를 통해 탄생했다"라고 전했다.
에어랩 멀티스타일러의 본체는 기존 제품과 똑같지만, 본체에 달아 쓰는 스타일링 툴이 크게 개선됐다.
컬과 웨이브를 연출할 때 쓰이는 '배럴'은 바람 방향에 따라 교체하는 방식이 불편하다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하나의 배럴에서 전환할 수 있게 했다. '코안다 스무딩 드라이어'는 모발의 잔머리와 부스스함을 불편하다는 의견을 반영해 기존 드라이 툴에 잔머리를 감춰주는 기능(스무딩)을 추가했다.
↑ [사진 출처 = 다이슨] |
예컨대 양방향 배럴을 설계할 때는 방향 전환 시 공기 압력 저항, 부착 부품의 압축으로 인한 저항, 사용자 편의성 등 여러 제약 조건을 고려해야 하고, 배출구가 늘어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바람 누출을 막기 위해 초음파 용접 지식을 이용, 공차 범위를 0.6mm 수준으로 작게 조정해야 한다.
하우 선임 디자인 엔지니어는 "사람마다 모발 유형이 달라서 누군가에게 잘 맞는 스타일링 툴도 다른 사람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라며 "다이슨은 끊임없는 연구 개발, 사용자 테스트, 전산유체역학(CFD)에 대한 연구를 통해 다양한 모발 유형에 맞는 스타일링 툴을 개발했다"라고 전했다. 전산유체역학은 컴퓨터를 이용해 공기의 움직임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을 말한다.
다이슨은 머리카락 연구에 '진심'이다. 지난 10년 동안 영국, 싱가포르, 필리핀 등에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모발 연구와 제품 개발에 1억파운드(약 1567억4000만원)을 투자했다. 현재 다이슨에는 1만300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데 이중 절반이 엔지니어다.
이들은 모발 과학자,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모발의 공기흐름 역학과 열적·기계적·화학적 손상, 이런 손상이 모발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하우 선임 디자이너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셀프 헤어케어와 모발 건강에 관한 관심이 커졌다고 전했다.
모발을 가장 상하게 하는 원인이 '열'인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모발이 열에 노출되는 시간이 줄고 사람들의 모발이 건강해졌다는 분석이다. 자연스럽게 이를 유지하려는 욕구가 커지면서 헤어케어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 프레드 하우 다이슨 선임 디자인 엔지니어. [사진 출처 = 다이슨] |
이런 관심에 힘입어 다이슨은 제품 성능을 꾸준히 개선하면서 가상현실(VR) 기술 등을 활용해 사용자 편의도 높일 계획이다. 다이슨은 작년 소비자들이 다이슨 제품을 가상 환경에서 체험할 수 있는 다이슨 데모 VR을 론칭했다.
하우 선임 디자이너는 "다이슨은 올해 6억파운드(약 9499억원)를 기술, 시설, 그리고 연구소에 투자할 예정"이라며 "향후 고체 배터리 셀, 고속 전기 디지털 모터, 센싱 및 비전 시스템, 로보틱스, 머신러닝 및 AI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한국 소비자들은 미용에 대한 높은 관심과 지식을 가진 동시에 새로운 기술과 뛰어난 디자인에 대한 수요가 높아 다이슨 제품을 애용하는 것 같다"라며 "앞으로도 기술과 디자인에 대한 수요 모두를 충족시키는 제품을 선보일 테니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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