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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에 노출된 얼굴 왼쪽 부분에 심한 노화 현상이 발생한 운전자(왼쪽), 스마트 선글라스 착용 장면 [사진출처=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 이노션] |
태양은 생명의 원천이지만 생명을 빼앗거나 고통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태양광 스펙트럼 중 자외선은 피부 노화를 일으킨다. 나이보다 늙어 보이는 노안(老顔)이 된다.
실제로 자외선에 많이 노출돼 얼굴 반쪽만 노안이 되기도 한다.
세계적인 의학저널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은 지난 2012년 얼굴 왼쪽이 심하게 노화된 사례를 발표했다.
화물차 운전자로 28년간 일해 온 69세 남성은 한눈에 보기에도 확실히 알 수 있을 정도로 얼굴 왼쪽이 오른쪽보다 더 많이 주름졌다.
햇볕에 더 많이 노출된 얼굴 부위에서 노화 현상이 심하게 일어났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피부과 서수홍 교수팀이 지난 2018년 실시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50대 이상 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얼굴 왼쪽 피부가 오른쪽 피부보다 주름이 더 많았고 색소침착 현상도 발생했다.
피부가 많이 손상된 곳은 왼쪽 관자놀이와 왼쪽 눈 아래 부분이다. 운전석 창가에 가까운 얼굴 부위가 햇빛에 더 많이 손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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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짙은 선팅은 안전운전을 방해한다. [사진출처=매경DB] |
자외선은 파장 길이에 따라 UVA(장파장 자외선), UVB(중파장 자외선), UVC(단파장 자외선)으로 구분된다. 이 중 UVA와 UVB가 피부의 적이다.
UVB는 자동차 유리만으로도 차단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UVA는 자동차 유리만으로는 막을 수 없다. UVA를 차단하려면 자동차 유리에 얇은 필름을 입히는 틴팅(선팅)이 필요하다.
틴팅 농도가 짙을수록 사생활을 잘 보호할 수 있고 열차단도 잘 된다고 여기는 운전자들이 많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틴팅 농도가 짙으면 내부가 잘 보이지 않는다.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다. 대신 시인성에 영향을 주는 가시광선 투과율이 낮아져 운전 시야를 방해한다.
도로교통법규에서 가시광선 투과율을 규정한 이유도 안전 때문이다. 도로교통법 제49조와 도로교통법 시행령 제28조에 따르면 자동차 앞면 창유리와 운전석 좌우 옆면 창유리의 가시광선 투과율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가시광선 투과율 기준은 운전석 정면 창유리는 70% 미만, 운전석 측면 창유리는 40% 미만으로만 허용한다. 기준 위반 때 2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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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틴팅 시공 장면 [사진출처=불스원] |
야간 운전을 자주하거나 가로등이 적고 어두운 곳에 거주한다면 가시광선 투과율을 50% 이상으로 높이는 게 낫다.
사이드미러로 측후방 시야를 잘 파악하려면 앞좌석 측면 창문 농도는 30% 이상으로 설정하는 게 좋다.
밤눈이 어둡거나 시력이 좋지 않은 운전자, 초보운전자도 가시광선 투과율을 높여야 안전운전에 도움이 된다.
틴팅은 한번 시공하면 끝으로 아는 운전자들이 대부분이다. 틴팅은 사실 소모품이다. 필름 색상이 푸른색이나 보라색으로 변색됐다면 수명이 다했다는 뜻이다.
하얀 기포와 흰 가루는 기능을 상실했다는 신호다. 또 창 테두리 부분과 가운데 부분의 색이 다르면 교체 시기가 다 됐다는 뜻이다.
단, 틴팅만으로는 최근 연구에서 자외선 못지않게 피부를 손상시킨다고 보고되고 있는 적외선과 가시광선은 제대로 차단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재로선 틴팅이 운전자 피부 노화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또 틴팅을 했더라도 자외선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없으므로 여름에는 따로 자외선 차단제를 얼굴이나 피부에 발라주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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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글라스 [사진출처=케미렌즈] |
대한안경사협회에 따르면 자외선은 눈 건강을 위협한다. 자외선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백내장, 황반변성, 익상편, 광각막염 등 치명적인 안질환에 걸릴 수 있다.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선글라스를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광학적 기능이 검증된 제품을 착용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눈에 독이 될 수 있다.
선글라스를 고를 때는 틴팅과 마찬가지로 농도가 너무 짙은 제품은 피해야 한다. 시야가 어두워져 동공이 확대돼 자외선의 침투율이 오히려 높아지기 때문이다.
안과 의사나 안경렌즈 전문가들은 착색 농도가 대략 60~80% 정도면 무난하다고 본다. 눈동자가 들여다보일 정도의 착색이다.
프레임 형태도 살펴봐야 한다. 선글라스 옆과 위아래에서 들어오는 자외선까지 막으려면 렌즈가 크고 얼굴에 더 밀착되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선글라스를 위아래로 흔들어 물체 상이 왜곡되지 않는 지도 살펴보고, 미세한 균열이나 긁힌 자국이 없는 지도 확인해야 한다.
눈이 시큰거리거나 아른거리면 렌즈 색상이나 도수가 눈에 맞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선글라스는 보관도 관리도 중요하다. 한 여름 온도가 60~70도에 달하는 자동차 실내에 선글라스를 놔두지 말아야 한다.
안경렌즈 소재와 코팅막은 뜨거운 환경에서 변질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보관할 때 비눗물이나 샴푸로 안경을 닦으면 안된다. 계면활성제가 들어있는 알
케미렌즈 관계자는 "선글라스를 선택할 때 자외선 차단 기능이 없거나 안경 렌즈 대신 아크릴판을 써 눈의 피로도를 높이는 제품은 피해야 한다"며 "선글라스를 쓰지 않을 때는 하드케이스에 넣어 보관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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