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곳 넘는 지하수 관정(우물)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자연 유래 방사성 물질이지만 물을 끓여도 독성이 사라지지 않아 음용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환경부는 개인이 설치한 지하수 관정 7036곳을 조사한 결과 라돈 기준치를 초과한 곳이 1561곳, 우라늄이 기준치를 초과한 곳이 148곳으로 각각 조사됐다고 밝혔다.
먹는 물 수질기준에 따르면 우라늄은 리터당 30마이크로그램 미만으로, 라돈은 먹는물 감시기준에 따르면 리터탕 148베크렐(Bq) 미만이어야 하는데 이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전국 지하수 관정이 168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 중 먹는 물로 쓰이는 관정은 약 8만5000개로 추정된다. 이번 조사는 이 중 7036개 관정만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번 조사에서 검출된 우라늄과 라돈은 방사성 물질이다. 이번에 검출된 우라늄과 라돈은 국내에서 운용하는 원전과는 무관하게 자연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암반은 70% 이상이 화강암과 변성암으로 구성돼있는데 이런 환경에서는 우라늄이나 라돈이 지하수에 용출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환경부 설명이다.
지하수를 마셔도 당장 급격한 인체 위험이 나타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라늄의 경우 방사성 자체 독성보다 섭취했을 때 신장에 주는 부담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식이나 물을 통해 섭취하더라도 99%는 배출되지만 일부 우라늄이 뼈로 이동하면 수 년 이상 남아 영향을 줄 수 있다. 라돈의 경우 휘발성이 높아 물을 마셔서 신체에 주는 위해성은 적지만, 장기간 노출되면 폐암이나 위암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정용 환경부 토양지하수과장은 "기준을 초과한 개인 지하수 관정 소유자에게 수질 조사 결과를 통보하는 한편 저감 관리 안내문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라늄이나 라돈은 끓여도 독성이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직접 마시는 행위를 자제해야 한다. 생활용수로 사용하면 인체에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이 환경부 입장이지만, 장기간
우라늄은 정수장치를 거치면 97% 이상 제거가 가능하고, 라돈도 끓이거나 3일 이상 받아뒀다 사용하면 86% 이상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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