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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0일 오전 육군 31사단 여수대대에서 동원 예비군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년간 예비군 소집훈련을 실시하지 못했다가 지난달부터 재개했다. [사진 출처 = 31사단, 연합뉴스] |
최근 경기도의 한 군부대에서 5년 차 예비군 훈련에 참석했다는 20대 직장인 A씨. 훈련이 종료된 뒤 계좌를 통해 훈련 보상비를 받았다는 그는 액수를 보고 적잖게 당혹스러웠다며 이같이 말했다.
A씨는 "교통비가 8000원, 점심을 안 먹고 일찍 끝난 대신 중식비가 7000원. 총 1만5000원이었다"며 "오가는 데 들인 시간은 차치하더라도 실제 교통비와 밥값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2년여간 중단됐던 예비군훈련이 재개된 가운데 예비역들 사이에서 훈련 보상비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훈련장이 대개 도심에서 떨어진 곳에 있어 접근이 어려운데 교통비 등을 명목으로 지급되는 비용이 턱없이 부족해서다.
◆교통비 8000원, 중식비 7000원…"물가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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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0일 오전 육군 31사단 여수대대에서 동원 예비군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년간 예비군 소집훈련을 실시하지 못했다가 지난달부터 재개했다. [사진 출처 = 31사단, 연합뉴스] |
지역예비군훈련비는 8000원이 지급되는데 식사를 하지 않으면 1만5000원을 받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소집훈련 1일(8시간)과 원격교육 1일(8시간)로 축소된 동원예비군훈련에 참석하면 2만600원을 받는다.
예비역들은 이 같은 금액이 실질적인 보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서울에서 자영업을 하는 20대 예비역 B씨는 "가게 문을 닫고 갔는데 보상비가 적어 씁쓸했다. 당일치기라고 해도 적어도 4만~5만원은 줘야 하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B씨는 "예비군 부대가 거리가 멀고 교통도 나빠 기차와 택시를 번갈아 타야 했다. 보상비로는 턱도 없어 사비를 들여 훈련을 받으러 갔다"며 "물가가 이렇게 오르는데 현황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경남 지역의 한 부대에서 예비군 훈련을 받은 30대 C씨는 "부모님이 중식당을 운영해 평소 배달 일을 전담하고 있다"며 "내가 훈련을 하러 가느라 그날 점심 장사를 제대로 못 했다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훈련을 갈 때는 몸만 가는 게 아니라 생업을 중단하고 가는 것이다. 훈련 가느라 가게 문을 닫거나 영업을 제대로 못 해도 월세는 나간다"며 "열정페이에 이어 '애국페이'가 아니냐"고 부연했다.
◆2026년까지 13만2900원 목표…국회는 "예산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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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비군 동원훈련이 재개된 지난달 21일 오전 강원 춘천시 육군 제2군수지원여단에서 예비군들이 병기를 받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군은 지난해 '2022~2026년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하며 오는 2026년까지 예비군 훈련 보상비를 13만2900원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5월 국회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과정에서는 예비군 훈련비 662억원이 오히려 삭감됐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시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이와 관련, "예비군 훈련비 662억원은 문재인 정부 말기에 예비군 훈련
익명을 요한 한 군 관계자는 "(예비군 훈련 보상비를 올리자는) 시도는 과거에도 군에서 여러 차례 있었다"며 "다만 예결위 등 국회 차원에서 미온적이어서 이제는 군 내에서도 잘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걸로 안다"고 귀띔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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