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형 셀토스, 쏘렌토, 스포티지. 사진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 출처 = 기아] |
기아가 22일부터 판매에 돌입한 더뉴 셀토스를 시승한 뒤 머리에 맴돈 말이다.
사실 속은 것은 아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상품성 개선'이라는 기아 설명에 착각했을 뿐이다. 그 이상으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더뉴 셀토스는 지난 2019년 첫선을 보인 셀토스의 상품성 개선 모델이다. 기아는 신차를 출시한 지 3년이 되면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는다. '상품성 개선=부분변경'이다.
국내에서는 디자인과 사양만 살짝 다듬은 뒤 '상품성 개선 모델'로 내놓는 사례가 종종 있다. 착각을 일으킨 이유다.
더뉴 셀토스는 부분변경 모델 수준까지 뛰어넘었다. 플랫폼만 같을 뿐 다른 차가 됐다.
전기차 대전환과 기술 발전에 따라 새로 내연기관 플랫폼을 개발하는 대신 기존 것을 개선해 쓰는 분위기가 형성된 상황을 감안하면 완전변경 모델이라고 불러도 될 수준이다.
↑ 신형 셀토스 [사진 출처 = 기아(위), 사진 촬영 = 최기성] |
기존 셀토스가 너무 잘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셀토스는 '명실상부' 소형 SUV 판매 1위다.
국토교통부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량 판매현황을 집계하는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셀토스는 2만1517대 판매됐다.
같은 기간 기아 니로(1만5574대), 르노코리아 XM3(9617대), 쌍용 티볼리(7872대),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7171대), 현대 베뉴(4780대), 현대 코나(4420대)를 압도했다.
↑ 신형 셀토스 [사진 출처 = 기아] |
게다가 기존 디자인도 품질도 동급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굳이 파격을 통해 모험을 할 필요가 없었다.
더뉴 셀토스는 예상을 뛰어넘는 '하극상'을 저질렀다.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 되기 위해서다.
소형이지만 준중형은 물론 중형에 버금가는 성능을 갖췄다. '베이비 쏘렌토'라 불러도 될 수준이다.
경쟁차종 입장에서는 셀토스의 하극상은 1위 쐐기 욕심에 도가 지나친 반칙이다. 설상가상이다.
↑ 셀토스 구형(왼쪽)과 신형[사진 촬영 = 최기성] |
디자인은 기존 모델보다 더 강렬해졌다. 미래지향성도 강화됐다. 타이거노즈 그릴 내부 그래픽은 폭이 넓은 벌집 형태에서 폭을 달리한 유자(U) 형태로 변경됐다.
그릴에는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이 화살처럼 파고들었다. 날렵해진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에는 심장박동을 연상시키는 주간주행등을 적용했다.
K5 리어램프에 적용한 그래픽과 유사하다. 기아는 K5과 니로에도 심장박동 그래픽을 적용중이다.
앞 범퍼에는 유자(U) 형태의 크롬 장식을 적용했다. 황소의 뿔을 닮았다. 기존 범퍼는 크롬 가로 바를 적용한 사다리꼴 형태였다.
측면부의 경우 그릴 그래픽처럼 유자 형태 디자인을 적용한 18인치 전면 가공 휠과 블랙 아웃사이드 미러로 강인함을 강조했다.
↑ 신형 셀토스 3줄 그래픽 [사진 촬영 = 최기성] |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이 부메랑을 닮은 좌우 리어램프를 이어준다. 기아 K8과 스포티지와 혈연관계를 바로 파악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전면과 달리 후면에서는 '이복동생' 같았던 셀토스가 기아 정체성을 강화한 셈이다.
뒤쪽 범퍼도 폭이 넓어졌다.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과 함께 차체를 더 넓어보이게 만든다. 또 범퍼 양쪽 끝에는 부메랑을 붙여놓은 그래픽을 적용, 리어램프와 통일감도 강조했다.
리어램프에는 태극기의 건곤감리 중 건(하늘)을 연상시키는 '3줄' 그래픽도 넣었다. 스포티지처럼 전면 방향지시등에도 '3줄' 그래픽을 적용했다.
↑ 셀토스 인테리어 비교 [사진 출처 = 기아] |
따로따로 존재했던 10.25인치 클러스터와 10.25인치 내비게이션을 연결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하이테크한 감성과 시인성을 모두 강화했다. 다만, 각각 12.3인치를 적용한 스포티지보다는 화면이 작다.
쏘렌토, 스포티지, EV6처럼 기어스틱이 없는 전자식 변속 다이얼(SBW)로 조작 편의성도 향상했다. 소형 SUV 수준을 뛰어넘는 고급스러움도 동시에 추구했다.
평평하지 않고 큐빅처럼 입체적인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도 '격이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센터페시아에는 지갑이나 선글라스를 수납할 수 있는 공간 바로 위에 스마트폰 무선 충전 공간도 마련했다.
2열은 성인 남성이 앉아도 무릎 앞 공간에 여유가 있다. 성인 2명과 어린이 1명이 탈 수 있다. 무릎을 모으면 성인 3명도 불편하지만 앉을 수 있다.
단 2열에 솟아있는 센터터널은 앞뒤 간격이 좁아 성인 남성은 발을 올려놓을 수 없다. 체급에 비해 2열을 넓게 설계했지만 소형 SUV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실내 마감 품질도 소형 SUV 한계에 머물렀다. 앞 유리와 루프가 만나는 안쪽 마감재는 단면이 거칠다. 보풀과 실밥도 보인다.
↑ 트렁크 공간 [사진 촬영 = 최기성] |
안전·편의성은 더뉴 셀토스의 가치를 높여준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편의기술을 탑재해 안전성과 편의성을 향상시켰다.
동급 최초로 적용한 서라운드 뷰 모니터와 후측방 모니터,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등은 안전 운전을 지원한다.
운전석 메모리 시트, 애프터 블로우, 스마트 파워 테일게이트, 기아 디지털키 2터치, 빌트인 캠, C타입 USB 충전 단자 등 편의장치도 다양하게 갖췄다.
↑ 신형 셀토스 [사진 출처 = 기아] |
1.6 가솔린 터보 모델(16인치 휠, 2WD)은 최고출력이 198마력, 최대토크가 27kg.m, 복합연비가 12.8km/ℓ다.
기존 모델은 177마력, 27kg.m, 11.8~12.7km/ℓ다. 최고출력이 21마력 더 세지고 연비도 향상됐다.
변속기도 7단에서 8단으로 승격했다. 고속 주행 때 정숙성 및 변속 응답성을 향상시킨 게 특징이다.
2.0 가솔린 모델은 149마력, 18.3kg.m, 12.9km/ℓ다. 무단 변속기를 탑재, 부드러운 변속과 정숙한 주행감성에 초점을 맞췄다.
가격(개별소비세 3.5% 기준)은 1.6 가솔린 터보 모델이 2160만~2685만원, 2.0 가솔린 모델이 2062만~2587만원이다. 1.6 가솔린 터보 모델이 1929만~2444만원에 판매됐던 기존 모델보다 평균 170만원 비싸졌다.
기아는 이에 대해 차량용 반도체 품귀와 원자재 값 상승 때문에 가격이 비싸지는 추세인데다 안전성·편의성은 물론 주행성능까지 향상시켜 가격 인상폭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측 설명대로 차 가격이 오르는 추세다. 다만, 자금력이 부족한 20대가 생애 첫차로 선호하는 소형 SUV라는 점을 감안하면 170만원 인상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 셀토스 구형(왼쪽)과 신형 [사진 출처 = 기아] |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화질과 색감이 우수해 기능면에서는 불편하지 않다.
드라이브 모드는 변속 다이얼 아래에 있는 버튼으로 조작한다. 에코, 노멀, 스포츠 3가지다.
노멀 모드를 선택한 뒤 저·중속으로 달릴 때는 매끄럽고 부드럽게 움직인다.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고속으로 달릴 때도 답답하지 않다.
바람소리와 노면소음을 잘 차단하는 편이다. 도어트림, 플로어카펫, 휠가드에 흡음재를 적용하고 윈드실드 글라스에도 차음 필름을 적용한 효과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스티어링휠이 제법 묵직해진다. 밟으면 푹푹 들어갔던 페달도 좀 더 힘을 줘야 한다.
가속페달을 세게 밟으면 "쿠아앙" 거리며 엔진이 존재감을 강하게 나타낸다. 소리에 비해 속도는 다소 더디게 올라가지만 꾸준히 속도를 높인다. 소형 SUV 중에서는 힘 좀 쓰는 편이다.
비포장도로에서나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는 살짝 꿀렁인다. 불안감을 줄 수준은 아니다.
↑ 신형 셀토스 [사진 출처 = 기아] |
스티어링휠에 있는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버튼을 누른 뒤 속도와 차간 거리를 지정하면 운전자에게 떠넘기기 않고 알아서 차 스스로 속도와 거리를 제어하면서 차로 중앙으로 주행한다.
알아서 멈추고 알아서 출발할 때도 티를 내지 않고 매끄럽게 앞 차를 따라 한다. 다른 차가 끼어들어도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달리고 곡선 구간에서도 차선을 이탈하지 않는다.
기아는 더뉴 셀토스는 '하이엔드' 감성의 도심형 SUV라고 설명한다.
기존 셀토스의 디자인을 개
크기만 작은 '베이비 쏘렌토'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보다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중시하는 소비자를 공략한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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