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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심이 지난 5월 말 문을 연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의 점심 코스 일부. [이하린 기자] |
농심이 지난 5월 말 문을 연 이곳은 비건 음식을 선보이는 파인 다이닝(고급 레스토랑)이다. 점심 코스를 주문하니 총 7가지 비건 메뉴가 차례로 나왔다. 애피타이저 '작은 숲'을 시작으로 '화이트 아스파라거스', '코코넛', '뿌리채소', '흑마늘 스테이크', '세모가사리', '루바브' 등을 약 1시간 30분 동안 즐겼다. 생소한 식재료가 많았지만 음식이 나올 때마다 직원이 상세하게 설명해줬다.
고기는 물론 생선, 계란, 우유 등이 들어가지 않는 완전한 비건식. 고급 레스토랑이라지만 음식 맛이 정말 괜찮을까, 하는 걱정은 점차 사라졌다. 무엇보다 식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있었고 대접받는 한끼라는 기분이 들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흑마늘 스테이크였다. 일반 레스토랑의 코스에서 메인으로 먹는 고기가 이곳에서는 대체육으로 준비됐다. 우려하던 대체육 특유의 향내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비건뿐 아니라 일반식을 하는 소비자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농심 측 설명이 이해됐다. 다만 대체육 향을 없애기 위함인지 흑마늘 소스의 냄새가 강하게 들어간 점은 아쉬웠다.
오픈 두 달 남짓 된 포리스트 키친의 초반 성적표는 나쁘지 않다. 개점 한 달여 만에 방문객 1000명을 돌파했다. 이곳은 전부 예약제로 운영되는데 농심에 따르면 주말 예약률이 100%에 달한다. 가격은 점심 코스가 5만원대, 저녁 코스가 7만원대다.
이 밖에도 농심은 지난해부터 비건 식품 브랜드인 '베지가든'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베지가든 대체육은 HMMA(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 공법으로 고기의 맛과 식감은 물론 육즙까지 구현된 게 특징이다. 독자적인 대체육 제조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인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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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리스트 키친 내부 모습. [이하린 기자]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식물성 대체육 시장은 2020년 기준 1740만 달러(227억원)를 기록해 2016년보다 23.7% 증가했다. 오는 2025년에는 2260만 달러(약 295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업계는 식물성 식품 사업을 일찌감치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2월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출시했다. 식물성 식품을 집중 육성해 2025년까지 매출 2000억원 규모로 성장시키고, 미국·유럽·일본·중국·동남아 등 해외 시장 비중을 70%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15일 식물성 정육 델리 매장 '더 베러'를 공식 론칭했다. 대체육 브랜드인 '베러미트' 원물 제품과 식물성 대체식품을 활용한 메뉴를 판매한다.
올 하반기에는 대체육 최대 시장으로 손꼽히는 미국에 진출한다. 최근 미국에 600만 달러 규모의 자본금을 출자한 100
식품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가치소비 등이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대체육 제품 및 비건식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국내 비건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관련 제품과 경험을 찾는 소비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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