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근 김성근이비인후과 원장이 난청을 호소하는 중년여성에게 귀의 구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연령대별 난청 비율(2017년 기준)은 40대는 9.8%. 50대는 14.9%, 60대는 18.7%, 70대는 34.9%에 달한다.
실버층 진입을 앞둔 40~50대는 일과 사회활동을 유지하기 위해 난청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한 사례를 보자. 대학 시절부터 대중 음악 감상을 즐기고 한 때 밴드 멤버로 활발한 활동을 했던 이모(53)씨는 2012년 정기검진에서 양쪽 귀에 경중도의 소음성난청을 진단받았다. 그러나 그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는 이유로 자신의 난청을 방치했다. 해가 지날수록 악화되는 난청으로 인해 이명이 생기고 대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회의나 회식 자리에서 대화를 못 알아듣기 일쑤였으며, 전화 업무가 어려워져 감정적으로 위축되었다. 심지어 가장 즐겨듣던 음악 소리가 작게 들려 우울감을 느끼기도 했다. 외향적이었던 성격은 내향적으로 변했으며 앞으로 할 일에 많은 불안감과 걱정을 느끼게 되었다.
그는 난청을 치료하기 위해 여러 곳에서 보청기 상담을 해보았지만 간단한 검사 이후 보청기를 권하는 것에 믿음이 가지 않았다. 저가의 보청기를 구매해 착용해 봤지만 효과가 없었고 난청이 악화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결국 보청기 사용을 그만두었다. 최근 난청 증상이 악화된 이씨는 결국 보청기 전문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다양한 검사와 함께 본인에게 잘 맞는 보청기를 양쪽에 처방받아 착용하게 됐다.
그는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비롯해 보청기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청각사, 보청기 구매·사용·사후 관리를 체계적으로 해주는 상담사 등 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보청기를 착용 후 만족하고 있다. 난청중점 클리닉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실제로 이씨의 경우처럼 난청이 있음에도 불편함을 못 느끼거나 보청기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가지고 있어 이를 방치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청력 악화를 유발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적절한 시기를 놓치면 보청기 착용을 통한 청력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로 난청을 방치하다가 난청이 심해진 후 이비인후과를 찾아 보청기의 좋은 효과를 보지 못하는 난청인도 많다"고 말했다.
난청을 방치하면 청력 뿐 아니라 정신적 건강이 악화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난청인들은 대화할 때 상대방의 말소리를 놓치지 않고 잘 듣기 위해 과도한 집중을 하게 되는데 이는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게다가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가족이나 친구들 사이에 오해나 마찰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는 사회적 괴리로 이어질 수 있다. 상대방의 말소리를 잘못 듣게 되면 사회적 고립감 등 정서적인 문제가 동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은 외부에서 오는 뇌 자극이 적어 조기 치매나 우울증과 같은 인지장애를 겪을 위험이 높다. 중년의 난청인들이 겪는 난청 중 가장 흔한 것으로는 노인성 난청인데, 이는 내이의 달팽이관 속 유모세포와 청신경의 노화로 인해 발생한다. 노인성 난청은 유전이 주요 원인인데, 다양한 소음이나 이독성(耳毒性) 약물로 인해 더 악화될 수 있다. 김성근 김성근이비인후과의원 원장은 "중년 나이에 유전이 주 원인인 노인성 난청 증상이 나타나면 조기에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청력 검사를 받고, 그에 맞는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며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환자 난청이 이비인후과적 치료를 통해 나아질 수 있는지, 보청기를 통해 나아질 수 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청기가 필요하다면, 의사 처방을 받고 전문 청각사의 도움을 받아 나에게 맞는 보청기를 찾을 수 있다. 나에게 맞는 보청기는 청력 개선뿐 아니라 난청 악화를 막는 기능을 한다. 보청기를 통해서든, 이비인후과적 치료를 통해서든, 청력이 회복되면 삶의 질이 향상된다. 상대방과 대화할 때 스트레스가 줄면 자신감 뿐만 아니라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 김성근 원장은 "만약 '간다, 잔다, 찬다, 판다'와 같은 말소리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어렵거나, 시끄러운 곳에서 대화하기 어려워 되묻는 횟수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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