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전월세 계약 맺는 내국인 세입자도 급증
정부, 외국인 부동산 투기 대응 강화 방침
↑ 어제(14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 사진= 연합뉴스 |
한국은행이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습니다. 이에 따라 내집 마련 여건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자 부담이 커지자 거래 절벽 상태였던 부동산 시장이 더 움츠러들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반면 지난 하반기 이후 주춤했던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매수량은 국내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올해 다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어제(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5월 외국인 국내 건축물 거래량은 1985건(호)으로 전월 거래량(1537건)보다 약 30% 증가했습니다. 이는 올해 최대치 거래량이며 월간 거래량 기준으로 지난해 4월(2177건)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지역별 거래량을 보면 서울에선 강서구가 외국인들의 건축물 거래 54건으로 많았는데 전월 거래량(15건)보다 3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경기 지역에선 부천(66건→98건), 안산(67건→90건), 용인(62건→78건), 평택(47건→69건), 화성(31건→47건), 수원(34건→46건) 등의 지역에서 외국인 부동산 매수량이 비교적 많이 늘어났습니다.
외국인들의 주택 매수가 증가하자 외국인 집주인과 전월세 계약을 맺는 내국인 세입자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5월 전국 등기소와 주민센터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임대차계약 중 임대인이 외국인인 계약은 2362건이었습니다. 관련 통계 집계 후 처음으로 월간 기준 2000건을 넘었고 직전 최다였던 지난 4월(1554건)보다 52% 증가한 수치입니다.
그동안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선 내외국인 부동산 규제 역차별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국내 아파트를 사들이는 외국인 중에선 중국 국적자 비중이 압도적입니다.
국토교통부가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의 국내 아파트 매수 건수는 3419건으로 전체 외국인 거래의 60%에 달했습니다. 중국인이 산 아파트 중 절반이상인 1879건이 수도권 소재 단지로 파악됩니다.
현재 한국과 중국의 기준금리 동향을 보면 당분간 국내 아파트 매수시장에서 내외국민간 역차별이 더 심화할 가능성도 보입니다. 물가 급등세를 고려해 빠른 속도로 금리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과 달리 중국은 부동산 등 내수 경기침체 둔화를 고려해 금리인하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중앙 인민은행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기준금리격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각각 0.05%포인트, 0.1%포인트 낮춰 3.7%로 설정했습니다.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 연합뉴스 |
우리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외국인 부동산 투기 대응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국토부는 지난달 법무부, 국세청, 관세청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외국인 부동산 거래 기획조사를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외국인 국내 주택 거래량이 급증하 시작한 2020년 이후 올해 5월까지 전국에서 2만여 건 중 업다운 계약, 명의신탁, 탈세, 편법 증여 등이 의심되는 1145건에 대한 정밀검증에 착수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올해 9월까지 4개월간(필요시 연장) 진행하며 10월 중(잠정)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특히 외교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자국 내 토지 등 부동산 취득이 사실상 불가능한 중국 국적자를 대상으로 규제를 강화하는 제도 개편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투기가 우려되는 지역에 대해선 해당 시·도지사가 거래를 제한할 수 있도록 '거래허가구역' 지정 권한을 부여하는 법개정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또한 한국부동산원이 매월 발표하고 있는 외국인 건축물 매매 통계도 개편 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상가 등 상업용부동산과 주택이 혼재된 통계 지표를 세분화할 계획입니다. 특히 주택은 단독주택, 다가구, 다세대, 아파트 등 세부 유형
국토부는 이외에도 비거주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 시 국내 위탁관리인 지정 및 신고 의무화, 자금조달계획서 제출대상 확대 등 제도 개선 사항을 검토하고 불법행위가 적발된 외국인에 대한 출입국 제한 등 다양한 제재방안도 강구할 계획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