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 경쟁에서 KT와 CJ ENM이 마침내 전략적 통합을 단행했다.
두 회사는 14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CJ ENM의 OTT 서비스 플랫폼 티빙에 KT의 시즌을 흡수합병시키는 안건을 의결했다. 예정 합병 기일은 12월 1일이다. KT 측은 "시즌을 티빙으로 합병하고, 시즌 지분 100%를 가진 KT스튜디오지니가 합병법인의 지분을 취득해 3대 주주 지위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티빙도 이날 "이번 인수합병(M&A)으로 양사 콘텐츠 경쟁력과 OTT와 통신간 결합 등 전방위 시너지를 확보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OTT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티빙의 기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능력과 OTT 기술력에 KT 시즌의 사업 조직을 결합해 기술력과 서비스를 크게 강화할 방침이다.
모바일인덱스 집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국내 OTT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압도적 1위 사업자인 넷플릭스(1117만명)을 제외하고 웨이브(423만명)와 티빙(401만명)이 경합하고 있다. 여기에 시즌(157만명)이 흡수합병되면 단순합산 기준(558만명)으로 토종 1위 자리에 오르게 된다.
양사 간 OTT 플랫폼 합병은 연초부터 본격화했다. 지난 3월 양자 간 미디어·콘텐츠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양해각서(MOU)가 체결된 후 KT 모바일 요금제에 티빙 구독 혜택이 제공되는 상품이 출시됐다. 이와 함께 CJ ENM이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하고 KT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콘텐츠를 구매해 자체 채널에 편성키로 했다.
이후 가장 공격적 형태의 협력인 M&A를 통해 KT는 사실상 자체 OTT 플랫폼을 포기하는 형국이 됐다. 이에 대해 업계는 KT 시즌보다 현저히 높은 가입자 수를 가진 티빙으로 플랫폼 병합을 이루는 대신 콘텐츠 제작과 이를 통한 다양한 지식재산(IP) 활용에서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노리는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더구나 공룡 사업자인 넷플릭스를 상대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OTT 시장 특성 상 토종 플랫폼들은 가입자 확보 및 이탈방지(록인)를 위해 향후 방대한 규모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자금을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이다. CJ ENM의 티빙 플랫폼을 중심으로 KT의 콘텐츠 제작 역량이 더해져야 처절한 OTT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티빙으로 과감한 흡수합병을 결정한 KT그룹 윤경림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은 "글로벌 OTT의 각축장이자 핵심 콘텐츠 공급원이 된 국내 미디어·콘텐츠 시장에서 보다 신속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번 통합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양지을 티빙 대표는 이사회
[우수민 기자 /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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