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도 부담 요인에 수입 물가 더 오를 것
서브웨이·롯데리아·BBQ·KFC 가격 인상…대부분 식품업체들도 올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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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먹거리 물가 고고행진이 하반기에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식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수급이 불안한 상황에서 운송비까지 증가하는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겹치면서 국내 식품업계의 제품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또한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폭등하면서 수입 물가는 더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업계에 따르면 주요 식량 가격이 급등하면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가격지수가 지난 3월 159.7포인트(p)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지난달까지 비슷한 수준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8년과 2019년에는 식량가격지수가 월평균 각각 95.9p, 95.1p로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지난해부터 급등세를 보이면서 월평균 125.7p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160p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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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품목별로 보면 곡물 가격지수의 경우 2019년 월평균 96.6p에서 지난해 131.2p로 상승했고, 올해 5월에는 173.5p로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지수로만 보면 지난 2∼3년 새 2배 정도 상승한 것입니다.
특히 밀의 경우 생산량 2위 국가인 인도가 지난 5월 식량 안보를 이유로 수출을 제한하면서 수급 불안 문제가 불거졌는데 이달 12일부터는 밀가루 등 밀 관련 식품 수출에 대해서도 규제를 내린 상태입니다. 이에 따라 사룟값이 오르면서 육류 가격지수도 올해 상반기 지속적인 증가를 보이고 있습니다.
유지류 가격 역시 급등했습니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2019년 월평균 83.2p였으나, 올해 2월 201.7p를 기록하면서 200p를 넘어섰고 3월에는 251.8p에 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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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대형마트. / 사진=연합뉴스 |
문제는 이 같은 상반기 원료 가격 상승이 아직 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식품업계는 대부분 원료를 비축해두고 쓰기 때문에 원재료 가격 상승 영향에는 3∼6개월 시차가 발생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폭등하면서 수입 물가는 더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수입가격 상승 등으로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라면업체와 제과업체 등 식품업계가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큽니다.
수출 증가와 가격 인상으로 1분기 호실적을 거뒀던 라면 3사(농심·오뚜기·삼양식품)가 원가부담에 성장세가 꺾일 위기에 처했습니다. 업계 1위 농심의 2분기 영업이익은 200억 원 아래로 내려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농심은 올해 1분기 34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습니다.
라면은 서민 대표음식인 만큼 길게는 13년, 짧게는 4년여 만에 가격 인상이 이뤄진 바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원재료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에 육박하면서 1년도 안 돼 업계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라면값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들 업체는 판매 관리비, 인건비를 삭감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 한편 수입선 다변화를 위해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세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밀과 팜유 가격이 여전히 높고 포장비, 운송비, 인건비도 계속해서 오르는 등 가격 인상 압박 수위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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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또한 전 국민의 인기 간식인 오리온 초코파이 가격이 9년 만에 인상될 전망입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최근 원자잿값 급등에도 '가격 동결'을 고수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던 오리온이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게 됐기 때문입니다. 오리온은 2013년 12개 들이 초코파이 한 상자 가격을 4,000원에 4,800원(20%)으로 인상한 후 지금까지 9년간 가격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도 앞다투어 가격 인상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일부 제품 가격을 올린 KFC는 이날부터 일부 버거와 치킨 가격을 또 한 차례 올렸습니다. 대표 상품인 징거버거는 4,900원에서 5,300으로 8.2% 올랐습니다. 오리지널 치킨 한 조각은 2,700원에서 2,900원으로 인상했습니다.
서브웨이 역시 올 상반기에 이어 이날 15㎝ 샌드위치 평균 가격을 5.8% 올렸습니다. 롯데리아도 지난해 12월 제품 가격을 평균 4.1% 인상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BBQ, BHC, 교촌치킨, 네네치킨, 굽네치킨, 멕시카나, 또래오래, 지코바 등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는 작년 말 또는 올해 들어 치킨 가격을 마리당 1천∼2천 원씩 올린 바 있습니다. 원재료인 닭고기, 튀김가루, 식용유 등의 가격 강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안유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bwjd555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