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롯데연합과 빙그레연합으로 국내 빙과 시장이 재편되면서 양강 대결도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한 발 밀려난 빙그레는 마케팅에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빙그레 특유의 'B급 감성' 광고로 아이스크림 주 소비층인 MZ세대(1980년~2000년대생)에게 친숙하게 다가간다는 전략입니다.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통합법인의 빙과 시장 점유율은 약 45.2%,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한 빙그레의 합산 점유율은 40. 2%입니다. 점유율 차는 5%포인트에 불과합니다.
빙그레는 지난 2020년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면서 빙과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섰습니다. 하지만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합병한 통합법인이 이달 1일 출범하면서 다시 1위 자리를 롯데 측에 내눴습니다.
통합 롯데제과는 빙과 사업뿐 아니라 영업, 생산, 구매, 물류 등 모든 부문에서 중복된 요소를 통합해 효율성을 극대화할 예정입니다. 이커머스 조직도 통합해 현재 10% 미만인 온라인 매출 비중을 2025년까지 25% 이상으로 늘린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반면 빙그레는 지난 2020년 인수한 해태아이스크림의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로 지난해 매출액 1조원을 넘었지만, 영업이익은 최근 3년간 계속 감소했습니다. 인수 전부터 이어진 해태아이스크림의 적자와 부자재비 상승마저 끌어안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 [사진 출처 = 빙그레] |
빙그레의 이 같은 마케팅 방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20년 초 '빙그레 왕국'이라는 세계관 마케팅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빙그레 왕국의 후계로 등장하는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맛있으)'가 아버지의 명으로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한다는 설정의 가상의 캐릭터입니다. 빙그레우스의 등장 이후 빙그레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어 수는 16만명대로 70% 이상 급증했습니다.
빙그레우스의 인기에 힘입어 옹떼 메로나 부르쟝 공작, 투게더리고리경 등 빙그레의 다른 대표 제품들도 의인화 캐릭터로 만들어졌습니다. B급 감성을 기반으로 기업 이미지를 젊게 바꾸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빙과업계에게 6~8월은 연간 매출의 절반 이상이 집중되는 성수기입니다. 올해는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처음 맞는 여름철인 데다 역대급 폭염이 예상되면서 국내 빙과 시장은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합병에 성공한 통합 롯데제과와 빙그레우스를 앞세운 빙그레. 올여름 햇빛만큼이나 뜨거워진 아이스크림 전쟁에서 방긋 웃는 자는 누가 될지 궁금해집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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