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6일 서울 시내의 한 면세점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7원 하락한 1286.5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3일 13년 만에 처음으로 1300원을 돌파했다.
그러자 일부 면세점 제품 가격이 백화점이나 온라인몰 가격보다 비싸지는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달러 기준으로 거래하는 면세점은 세금 감면 혜택이 있어 백화점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되는데, 환율 상승분이 세금 감소분을 넘어서고 있다.
여기에 600달러(약 78만원)로 고정된 면세한도를 초과하는 경우 내야하는 관세까지 고려하면 가격 역전 현상이 더 심해진다. 고가품의 경우 백화점보다 더 비싼 면세점을 찾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엔데믹 국면을 맞은 면세업계는 모처럼 활기가 돌던 분위기 속에 '고환율'이라는 복병을 만난 셈이다. 앞서 면세업계는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감면이 6개월 추가 연장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졌지만, 고환율로 인해 부담이 커지고 있다.
면세점들은 방어에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환율 보상 행사를 열고 매장 기준 환율이 1250원을 넘어서면 최대 3만5000원까지 LDF페이를 지급한다. 롯데인터넷면세점에서도 기준 환율이 1250원 이상일 경우 즉시 사용 가능한 포인트를 최대 175달러 제공한다.
신라면세점은 다음달 10일까지 서울점에서 휴가비 지원 행사를 열고 당일 700달러 또는 1500달러 이상 구매 시 각각 멤버십 포인트 3만점과 5만점을 지급한다.
신세계면세점은 온라인 고객에게 최대 36만5000원까지 추가 적립금을 지급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최대 216만원까지
정부는 면세업계를 돕기 위해 내달부터 해외 거주자에게 온라인으로 국산 면세품을 판매하는 '역직구'를 허용하기로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품은 환율이 오르면 체감 가격 상승은 더 크다"며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