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 사진=연합뉴스 |
최근 금리인상에 따라 전세대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됐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고공행진 하는 가운데 미국을 비롯해 국내도 본격 금리 인상기가 도래한 만큼, 전세대출 이자 상승으로 차주들의 상황은 더 나빠질 전망입니다.
오늘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 4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평균 금리는 5월 말 기준 연 3.26~5.35%로, 이미 5%대를 돌파했습니다. 지난해 8월 말(연 2.71~3.64%)과 비교하면 2%포인트가량 오른 수준입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 0.5%였던 기준금리를 지난달 1.25%로 끌어올린 데 따른 영향입니다.
하지만 대출 금리가 더 오를 전망입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월 기준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98%로, 전월 대비 0.14%포인트 올랐습니다. 이는 2019년 1월(1.99%) 이후 약 3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코픽스가 오르면서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도 지난 16일 기준으로 일제히 올랐습니다. KB국민은행은 신규 취급액 코픽스와 연동된 전세자금 대출 금리를 3.40~4.60%로 전날보다 0.14%포인트 올렸습니다.
여기에 최근 시장금리도 오르면서 추가 대출 금리 상승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전세자금 대출로 활용되는 금융채 2년물은 지난 17일 연 3.862%로 6영업일 연속 상승했습니다. 해당 기간에 금리 상승 폭은 0.626%포인트에 달합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이번 달 한 번에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가운데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추가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Fed의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는 기존 0.75~1.0%포인트에서 0~0.25%포인트로 크게 줄었습니다. 만약, 국내 기준금리는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이 한 번에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만 단행하더라도 오히려 미국의 금리가 우리나라보다 0.25~0.5%포인트 높은 상태로 역전됩니다.
금리가 역전될 때 나타날 수 있는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원화 가치 하락과 같은 부정적인 영향을 감안하면 국내도 금리를 빠르게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은이 7월 빅 스텝에 이어 8·10·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추가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3.0%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 사진=연합뉴스 |
한편 올 8월부터 전세계약갱신청구권 만료로 전세 매물이 시장에 풀리게 됩니다.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보증금액을 올릴 수 있는 금액이 5%로 제한되어 있던 임대인들은 4년 후의 시세를 반영해 더 높은 보증금액으로 매물을 내놓았습니다. 이중, 삼중 시세가 형성되어 전세보증금의 폭등을 야기해왔습니다.
이러한 전망에 전세 대신 월세를 택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달 전국 17개 시·도에서 이뤄진 임대차 거래 중 월세 거래량이 전세 거래량을 모두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4월 경기와 인천을 비롯해 광주, 대전, 충북, 전남, 전북 등에서 월세 거래량이 전세에 못 미쳤지만 5월에는 이들 지역 모두 월세가 전세를 추월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오늘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전국 17개 시·도에서 이뤄진 전체 임대차 거래량은 34만8066건(20일 기준)입니다. 이 중 전세거래량은 14만6954건이고, 월세거래량은 20만1112건으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57.8%로 전세를 넘어섰습니다.
↑ 월세 매물정보 붙어있는 부동산 중개업소. / 사진=연합뉴스 |
김선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당분간 전·월세 거주 선호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며 "기준금리 인상으로 전세 대출금리도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임대차 3법 시행 2년을 앞두고 전세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임대료 인상을 최소화하는 상생임대인에 대한 혜택을 확대하는 등 임차인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지원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