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1일 오후 2차 발사에 도전한다. 누리호는 발사 전날인 20일 오전 11시 10분께 발사대 기립과 고정 작업을 끝냈다. 당초 누리호 2차 발사는 16일로 계획돼 있었지만 15일 발사 준비 작업을 하던 중 1단 산화제 탱크의 레벨센서 신호 이상을 발견해 발사가 연기됐다. 이후 문제의 부품을 교체한 후 발사 예정일을 다시 잡았다. 누리호 2차 발사가 성공하면 지난해 10월 3단 엔진 이상으로 아쉽게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던 1차 시도를 만회하게 된다. 1차 발사 당시 누리호는 목표 궤도에 도달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더미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지는 못했다. 완전하게 성공한 것은 아니었지만 거의 모든 기술을 자력으로 개발한 발사체가 목표 궤도까지 도달한 것은 큰 의미가 있었다.
정부와 국내 기업 300여곳이 참여한 누리호 2차 발사가 성공한다면 우주 한국의 역사를 다시 쓰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이번에는 더미 위성이 아닌 실제 위성을 탑재한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누리호는 엔진 설계부터 모터, 발사대 설비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과정을 순수 국내 기술로 완성한 발사체다. 한국 기업들이 전체 사업비의 80%인 1조5000억원을 사용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부터 우주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발전 속도는 느렸다.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다른 산업과 달리 선진국으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러다 보니 미국과 러시아, 유럽 주요국 등 우주 선진국에 비하면 한국의 우주 개발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은 우주 개발에 매년 수백억 달러를 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한국의 우주 개발 예산은 연간 수억 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우주 개발과 연계된 항공산업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미미하다. 10대 경제대국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우주 분야에서는 후진국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반도체와 통신 등 항공우주 산업을 지원할 관련 기술은 많은데 이런 강점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지난 2013년 개발에 착수한 누리호는 그동안 부진했던 항공우주 개발에 기폭제가 돼야 한다. 발사체 기술이 안정화하면 우리도 언제든 위성을 독자적으로 쏘아 올릴 수 있게 된다. 우주 개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는 기본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현재 1t 이상의 인공위성을 우주로 쏘아 보낼 수 있는 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한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 6개 나라에 불과하다.
항공우주 산업은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블루오션이다. 모건스탠리는 2040년 세계 우주산업 규모가 1조1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누리호 2차 발사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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