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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14일 한 소비자가 서울 강남구 CU BGF사옥점에서 소포장 채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아쉬움을 뒤로하고 캔맥주를 사러 편의점에 들어간 A씨는 두 눈을 의심했다. 대형마트보다 저렴한 가격에 냉장 삼겹살이 판매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맥주와 즉석식품을 사러 편의점에 갔다가 냉장고를 보고는 깜짝 놀랐다"고 회상했다.
식품·외식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이 연일 가중되는 가운데 편의점 업계가 두 손을 걷어붙였다.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해 물가안정에 이바지하는 한편, 자취생 등 1~2인 가구 수요를 집중 공략하겠다는 취지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이달 13일부터 소포장 냉장육과 신선채소 판매에 나섰다. 편의점에서는 좀처럼 취급하지 않는 상품들이지만, '장포족(장보기를 포기한 사람들)'을 겨냥해 소포장 형태로 유통키로 했다.
냉장육의 경우 삼겹살과 천겹살(항정살), 등심덧살(가브리살) 등 한돈 인기 부위와 스테이크용 부채살을 200g 용량으로 소분해 판매한다. 또 소비자가 눈으로 내용물을 확인할 수 있도록 대형마트처럼 투명 포장을 적용했고, 신선도를 위해 매장 내에 전용 냉장고도 갖췄다.
육류뿐 아니라 신선채소도 함께 판매한다. 마늘과 고추, 대파, 양배추, 감자 등 국내 수요가 높은 채소 15종을 1~2끼 양으로 소분했다. 양배추의 경우 1통을 4등분해 판매하는 식이다. 가격은 최저 900원부터 최고 4500원(모듬쌈)이다.
업계 평균가보다 30%가량 저렴한데 CU는 이 판매가를 유동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2주 간격으로 농산물 시세를 판매가에 적용해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면 소매 가격도 인하되도록 했다. 반면 시세가 오르면 소매가 인상 폭을 제한해 소비자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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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 BGF리테일] |
'리얼프라이스'는 2017년부터 GS더프레시가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업체의 우수한 상품을 시중 가격 70~80% 수준에 판매하는 브랜드다. 업계 평균보다 저렴한 금액에 양질의 상품을 제공함으로써 물가안정에 기여하고, 동시에 PB상품 마케팅에도 힘쓰는 것으로 보인다.
GS25는 키친타월과 위생장갑, 위생팩, 미용티슈 등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빈번히 사용하는 제품들을 준비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기존에 취급하던 상품보다 용량을 2배 이상 늘렸다는 게 GS25의 설명이다.
골목상권의 주축인 편의점 업계가 물가안정에 힘을 보태고 있는 건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정부가 이달 16일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7%로 점쳐진다.
4.7% 상승률은 정부가 지난해 12월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한 전망치(2.2%)보다 대폭 상향된 것이다. 정부가 거시경제 전망에서 물가상승률을 4.0% 이상으로 점친 건 지난 2011년 말 경제전망을 발표할 당시 그해 물가상승률 예상치(4.0%
GS리테일 관계자는 "물가안정에 조금이라도 이바지하고자 GS리테일이 보유한 유통 채널 내외부와 여러 협업을 진행 중"이라며 "소비자와 중소 제조사 모두에게 도움을 주는 물가안정 및 상생 소비 플랫폼으로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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