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오는 26일부터 내달 1일까지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있는 체코와 폴란드 두 국가를 방문한다. 탈원전 백지화와 원전 10기 수출 등을 선언했던 윤석열 정부가 본격적으로 '원전 세일즈'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17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장관은 국내 원전 관련 기관 및 기업 출장단과 함께 체코와 폴란드를 방문한다. 이 장관은 먼저 두코바니 원전(1200MW규모) 수주 등 8조원대 원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체코를 방문한 뒤 폴란드로 넘어간다. 구체적인 미팅 장소와 시간 등은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 취임 후 첫 출장 국가가 되는 체코는 현재 남동부 두코바니와 테믈린 지역에 2040년까지 1200㎿급 가압경수로 원전 1기를 건설하는 사업인 두코바니 원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024년까지 최종 사업자를 선정, 설계 및 인허가를 취득하고, 2029년에 건설에 착수해 2036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체코 정부가 정치와 안보 등의 이유로 신규 원전 입찰에서 중국과 러시아 업체를 제외하면서 두코바니 원전 수주전은 현재 우리나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전력공사(EDF) 등 3곳이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연합(EU)이 원전을 환경·기후 친화적인 지속가능한 녹색 분류체계(Taxonomy·택소노미)에 포함하기로 하면서 체코 정부는 신규 원전 1기 외에 최대 3기 원전을 더 발주할 계획이다.
이번 입찰에서 승리할 경우 추가 수주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폴란드도 EU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에 따라 지난 2018년부터 원전 건설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 전체 발전량의 80%를 석탄에 의존하고 있는 폴란드에는 현재 원전이 없다. 폴란드는 2033년까지 루비아토보·코팔리노 일대에 첫 원전을 건설하고, 2043년까지 5기를 더 건설해 설비용량 최대 9000MW 규모의 원전 6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폴란드 원전 건설 사업 규모는 40조원에 이르는 것으
지난해 11월에는 문승욱 전 산업부 장관과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폴란드를 방문했고, 한수원은 지난 4월 폴란드 기후환경부에 사업 제안서를 제출했다.
정부는 이번 방문을 기점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헝가리 등 추가로 원전 수요가 있는 국가들을 상대로 세일즈 영역을 넓혀나갈 전망이다.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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