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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뒷맛이 어때서' 또는 '모델이 누구라서'란 가벼운 설전 끝에 하이트진로의 소주 제품을 골랐다면 당신의 소주 취향은 소비자 10명 중 6명에 해당합니다. 소주도 정했겠다, 이젠 정말 주문하려는데 또 하나가 남았습니다. "그럼 맥주는?"
1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국내 소주시장 점유율은 약 60%입니다. '참이슬'과 '에이슬' 시리즈는 물론, 지난 2019년 4월 선보인 '진로이즈백'까지 큰 인기를 끌면서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맥주는 어떨까요? 소주만큼은 자타공인 1등인 하이트진로이지만, 국내 맥주시장에서는 오비맥주에 밀려 만년 2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맥주 가정시장에서 점유율 1위는 오비맥주의 '카스'입니다. 카스 점유율은 약 40.4%로, 편의점과 대형마트를 포함해 모든 유통채널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습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의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을 공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류업계에서는 지난해 1분기 테라의 점유율이 약 18%였던 점을 토대로 올해도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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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테라의 판매량이 적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출시 1000일을 맞은 지난해 12월까지 23억병이 판매됐는데 이를 환산하면 1초당 27.3병(330㎖)이 팔린 셈입니다. 특히 서울 지역 대학가 상권에서 진로이즈백과 테라 판매량이 상당하다는 게 주류업계의 전언입니다.
그러나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카스 판매량이 압도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류 도매업자에 따르면 발주량에서부터 차이가 납니다. 경상권 등 일부 비수도권 지역 소매점에서는 점주가 카스만 받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합니다.
모 주류업자는 "테라가 혜성처럼 등장해 국내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킨 건 맞다"면서도 "카스가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축적해온 브랜드 이미지가 있어 쉽게 넘어서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고, 한 영업직원은 "2030세대 소비자는 국산맥주 외에도 수입맥주, 양주, 리큐르 등 다른 주류에도 관심이 많기 때문에 결국 국산맥주가 공략해야 하는 건 중장년 소비자"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중장년 소비자는 특히 '소맥'을 즐기는 경우가 많은데, 테라가 기존 카스의 아성을 넘기엔 벽이 높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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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직후 한 달(4월 18일~5월 13일) 동안 테라의 유흥시장 출고량은 직전 한 달(3월 18일~4월 13일)에 비해 95% 급증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동기간과 비교해도 9% 늘어난 수준입니다.
하이트진로는 대면 프로모션 뿐 아니라 굿즈 등으로 시장 활성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보였습니다. 최근 진로이즈백 팝업스토어 두껍상회를 운영할 때 테라 굿즈 반응이 상당히 좋았던 까닭이겠죠.
테라와 카스 모두 청량감으로 승부하는 라거맥주인데다 알코올 도수 차이 역시 0.1도에 불과합니다. 제품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브랜드 이미지 전략이 관건인 셈인데 '소맥에 잘 어울리는 맥주'를 강조하는 하이트진로가 오비맥주를 넘어설 수 있을까요? 평가는 소비자의 몫입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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