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제공 = 극지연구소] |
극지에서 물고기들을 살아남게 만드는 '지혜'는 화장품과 의약품 등에도 적용된다. 생식세포 등을 냉동으로 보관할 때 결빙방지 단백질을 주입하면 세포 파괴와 독성 발생 같은 부작용을 줄일 수 있어 의약계의 관심이 높다. 농업과 식품업 등 온도에 민감한 산업에서도 쓰임새가 많지만 아직은 물질 확보와 대량 생산이 어려워 관련 시장의 성장은 더딘 편이다.
극지연구소는 세계 최초로 북극 효모에서 발견한 결빙방지 단백질(LeIBP)과 남극 해빙박테리아 유래 결빙방지 단백질 (FfIBP) 2종을 대량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지난 13일 바이오 전문기업인 휴젝스에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휴젝스는 결빙방지 단백질을 기능성 화장품 소재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화장품에 포함된 물은 겨울철 영하의 온도에서 얼음 결정으로 바뀌면서 화장품의 효능을 떨어뜨리는데, 결빙방지 단백질이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휴젝스 측의 설명이다.
또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결빙방지 단백질에는 영상 4~6도의 저온에서 세포막을 보호하는 특성이 있다. 휴젝스는 이 특성을 화장품에 적용하면 피부주름 개선과 노화 방지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휴젝스는 올해 시험용 제품을 개발해 효과와 부작용을 분석하고 2024년 기능성 화장품 소재를 대량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 관련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5조 3448억 원이다.
극지연구소는 극지의 독특한 환경에서 적응·진화한 생물들로부터 유전정보를 찾아내 실생활에 쓸 수 있는 기술화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중이다. 지난 2011년에는 국내 화장품 업체와 손잡
이준혁 극지연구소 저온신소재연구단장은 "연구실에서 끝나는 연구가 아니라, 일반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앞으로도 실용화 가능한 기술 개발을 적극 발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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