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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 모다모다] |
머리를 감을 때 사용하면 갈색으로 염색이 돼 화제인 '모다모다' 샴푸가 국내 마케팅에 다시금 주력하고 있다. 주요 성분의 위해성 논란이 불거진 뒤 해외 진출에 몰두해왔으나,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평가가 재개되는 동안 국내 시장도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모다모다는 이번 주부터 쿠팡에서 자사 제품 위탁 판매를 시작한다. 기존에는 자사몰에서만 제품을 판매해왔지만, 대규모 품귀 사태 후 일부 소비자가 고가로 되파는 일이 빚어진 만큼 이를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커머스몰 공식 입점이 이뤄진 만큼 소비자의 접근성과 편의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제트배송'과 '로켓배송' 등 쿠팡 고유의 빠른 배송서비스와도 연계돼 주문 후 바로 다음날 샴푸를 받아보는 것도 가능해졌다.
모다모다 샴푸는 배형진 모다모다 대표와 이해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좌 교수가 공동으로 개발해 지난해 6월 출시했다.
샴푸로 머리를 감으면 모발이 서서히 갈색으로 염색돼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출시 직후부터 품귀 현상이 빚어질 만큼 인기를 끌었지만, 6개월 만인 작년 12월 돌연 제동이 걸렸다.
식약처가 모다모다 샴푸의 주원료인 '1,2,4-THB'가 유해물질이라며 사용을 금하는 고시 개정안을 행정 예고한 것이다.
'1,2,4-THB'는 모다모다가 생산하는 '프로체인지 블랙샴푸'의 원료다. 한국과 유럽연합(EU) 일부 국가는 잠재적 유전독성과 피부감작성 우려 때문에 유해 성분으로 분류하지만, 미국 등 그 외 국가에서는 규제 대상이 아니다.
고시가 개정되면 6개월 뒤 샴푸 제조가 전면 금지될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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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 모다모다] |
그러나 올해 3월 국무총리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가 식약처에 재검토를 권고했고, 모다모다는 식약처가 재검토를 진행되는 2년 6개월여간 국내 판매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
모다모다는 위해성 논란이 불거진 뒤 일본, 대만, 동남아, 미국 등 해외 진출에 주력해왔다.
특히 헤어케어 시장 규모가 15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진출에 집중했는데 지난 3월에는 '타겟'과 'H.E.B.' 등 미국 내 5개 대형 유통업체에 자사 제품 입점을 확정 짓기도 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한국 기업 제품을 해외 직구로 사야 하느냐"는 원성이 나오기도 했다. 모다모다가 돌연 국내 커머스몰 입점을 결정한 것도 이처럼 국내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까지 판매량만 해도 320만병 이상이다.
최근에는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만큼 이례적으로 단호한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모다모다는 이달 2일 THB 성분 관련 국회 토론회에 대해 "형평성을 완전히 잃은 처사"라며 수위 높게 비판했다. 토론회 참석 패널 대부분이 경쟁사, 식약처 관계자로 구성됐다는 게 모다모다의 주장이다.
모다모다 관계자는 "줄곧 식약처의 THB 규제를 찬성하고 지지해 온 학계 관계자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가 회장으로 있는 대한화장품협회 간부도 참석한다"며 토론회 참석을 준비할 시간도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토니모리, 댕기머리 등 경쟁사들이 속속 등장하는 만큼 헤어케어 시장의 경쟁은 한층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유해성 논란을 둘러싼 가운데 경쟁사까지 등장한 모다모다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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