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암모니아 연료전지 美 스타트업에 투자

↑ SK이노베이션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시스템 전문 스타트업 Amogy와 3000만 달러 투자계약, 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철중 SK이노베이션 포트폴리오부문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우성훈 아모지 최고경영...

SK이노베이션이 미래 친환경 에너지를 이용한 신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한다. 수소보다 뛰어난 경제성을 자랑하는 암모니아를 활용해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더욱 높인다는 구상이다.
14일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시스템 전문업체 아모지(Amogy)와 투자계약·기술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 협약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시스템 기술 개발과 시장 확대를 위해 아모지에 3000만달러(한화 38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협약식에는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김철중 SK이노베이션 포트폴리오부문장, 이성준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장, 우성훈 아모지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했다.
지난 2020년 미국 뉴욕에 설립된 아모지는 매사추세츠 공대(MIT) 출신의 박사급 인력들이 경영과 연구개발(R&D)을 주도하고 있다.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시스템을 소형으로 제작해 트랙터와 드론 등 산업용 운송 수단에 적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미국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 영국의 수소산업 전문 투자업체 AP벤처스 등이 주요 주주로 올라있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아모지는 5킬로와트(kW)급 드론, 100kW급 트랙터에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한 실증 테스트를 마쳤다. 내년까지 트럭과 선박 등 대형 산업용 모빌리티 수단에도 해당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향후 500kW급의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단일 제품과 이를 모듈화해 5MW를 발전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5MW란 1000t급 중형 선박에 쓸 수 있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 미국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시스템업체 아모지가 지난 5월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한 트랙터에 대한 실증 테스트를 진행했다. [사진 제공 =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암모니아가 친환경 수소경제 활성화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번 투자 결정을 내렸다. 전세계적으로 수소를 연료로 주입해 전기를 생산하는 수소 연료전지 기술 개발이 활발하다. 그러나 실제 수소를 생산해서 산업 현장까지 초저온 액화 방식으로 저장·운반을 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암모니아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암모니아는 수소와 질소의 화합물이기 때문에 별도의 과정을 통해 수소를 추출해내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연료로 쓸 수 있다. 특히 암모니아의 저장과 운반을 위한 액화점(영하 33도)이 수소보다 높아 액화를 위한 에너지 소모와 탄소 배출이 적은 것이 장점이다.
일례로 수소 1Kg을 액화시켜서 호주에서 국내로 운송할 경우 소요되는 비용은 3.4달러에 달한다. 반면 액화 암모니아 방식을 채택하면 운송비용이 1.7달러에 불과하며, 액화 수소 방식보다 같은 공간에 더 많은 수소를 담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 미국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업체인 아모지의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시스템 구조, 작동 개념 인포그래픽. [사진 제공 =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과 손잡은 아모지의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시스템은 암모니아 탱크, 암모니아 개질기(수소 추출)·수소 연료전지가 소형으로 일체화돼 있다. 또한 고출력이 가능해 탈탄소가 시급히 요구되는 대형 선박, 트럭 등의 대형 상업용 운송수단은 물론 최근 성장하는 무탄소 지게차, 농기계, 드론 등 친환경 산업용 모빌리티 시장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철중 SK이노베이션 포트폴리오부문장은 "SK이노베이션의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 전략과 아모지의 차별적 기술력이 결합해 첫 결실을 맺게 됐다"며 "본 사업의 성공은 물론 무탄소·저탄소 에너지의 적극적인 개발과 활용을 통해 친환경 포트폴리오 구축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성훈 아모지 CEO는 "21세기 중반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형 운송 분야에서의 탄소배출 감축이 매우 중요하다. 암모니아는 확보가 용이하고 풍부하며, 지속 가능한 탄소감축 수단"이라며 "탈탄소 산업을 위한 기술발전에 더욱 속도를 내 가장 앞서는 온실가스 제거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라고 설명했다.
[박윤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