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기록한 소비자물가지수로 투자자들 발 빼
가상화폐 투매로 비트코인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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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롬파월 미 연준의장의 연설을 지켜보는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 사진=연합뉴스 |
현지시간 13일 글로벌 증시가 중앙은행의 고강도 통화긴축 전망과 경기침체 공포에 긴장감이 높아졌습니다.
아시아와 유럽 주요국 증시가 모두 2~3%대의 큰 폭 하락을 기록했고, 미국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공식적으로 약세장(베어마켓)에 들어갔습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 가까이 하락했고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가상화폐는 두 자릿수 대 하락률을 기록하며 1년 반 전 수준으로 돌아갔습니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76.05포인트(2.79%) 떨어진 3만 516.74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마켓워치는 다우 지수가 3거래일 연속 500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51.23포인트(3.88%) 급락한 3,749.63으로 마감했고, 지난 1월 3일 전고점(4,796.56)에서 21% 이상 내려갔습니다.
이로써 S&P 500 지수는 전고점 대비 하락률 20% 이상을 가리키는 베어마켓에 공식 진입했습니다. 지난달 20일에 잠시 장중가로 전고점보다 20% 이상 떨어진 적은 있었으나, 종가 기준으로 약세장 기준을 만족한 것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처음입니다.
나스닥 지수는 530.80포인트(4.68%) 하락해 1만 809.23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주요 지수들은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만회했지만, 장 마감 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연준이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한 번에 0.50%포인트 금리인상)이 아닌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면서 다시 하강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투자자들은 지난 10일 5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8.6%로 발표되자 위험자산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로 들어섰습니다. CPI 상승률이 1981년 12월 이후 40여 년만의 최대폭을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인플레이션을 걷잡을 수 없게 되자 연준은 금리인상 폭을 늘릴 가능성이 큽니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2020년 3월 이후 하루 최대폭인 20bp(0.20%, 1bp=0.01%포인트) 이상 급등해 장중 최고 3.37% 선을 넘어섰습니다.
금리 여파로 테슬라(-7.1%), 엔비디아(-7.8%), 넷플릭스(-7.2%), 알파벳(-4.3%), 마이크로소프트(-4.2%) 등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들도 일제히 급락했습니다. 보잉은 8.7%, 카니발 코퍼레이션(크루즈 선사)은 10.3%, 델타항공은 8.3% 각각 폭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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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주요 증시. / 사진=연합뉴스 |
미국보다 먼저 문을 연 유럽과 아시아 주요국 증시 역시 크게 하락했습니다.
이날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장 대비 1.53% 하락한 7,205.81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2.43% 내린 1만 3,427.03으로,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도 2.67% 하락한 6,022.32로 각각 거래를 종료했습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2.69% 내린 3,502.50으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유럽 주요 증시가 이날 2% 이상 하락을 지속했으며 지난해 3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통화긴축 강화 우려가 유럽에서도 투자자들의 공포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됩니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과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불황 속 물가 상승) 우려에 급락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 한국 코스피, 홍콩 항셍지수가 나란히 3% 이상 떨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코스피가 3.52%, 코스닥이 4.72% 각각 급락했고, 일본 닛케이225와 토픽스 지수도 각각 3.01%, 2.16%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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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상화폐. / 사진=연합뉴스 |
최근 기술주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가상화폐 시장은 투매 현상 가속화로 더 크게 내려앉았습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가상화폐 '대장' 격인 비트코인은 한때 24시간 전보다 17% 폭락한 2만 2천764달러로 2만 3천 달러 선이 무너졌습니다. 이후 낙폭을 살짝 만회한 비트코인은 현지시간 오후 5시 기준 15% 떨어진 2만 3천200달러대에서 거래됐습니다.
이로써 비트코인 가격은 2020년 12월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되돌아갔습니다. 2위 가상화폐인 이더리움도 24시간 전 대비 16% 이상 떨어진 1천200달러대에서 거래 중입니다.
코인마켓앱은 이날 폭락으로 가상화폐 전체 시가총액이 1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조 달러 밑으로
한편 가상화폐 투매 현상은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금리인상과 같은 거시경제적 요소뿐 아니라 가상화폐 대출 플랫폼 셀시어스의 인출 중단 등 내부적 문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