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를 도맡은 여성이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에 대한 남녀 구분이 없어지고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점차 가속화되는 저출산의 부정적 요인이 대부분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12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비경제활동인구(만 15세 이상 중 취업자도 아니고 구직활동자도 아닌 사람) 가운데 육아를 전담한 여성은 99만9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9년 이래 최저치로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밑돈 것이다. 육아 전담 여성은 2000년 1월 188만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서서히 내리막을 타면서 2015년까지 150만명 안팎을 유지하다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100만명 아래로 줄었다.
육아 전담 여성은 초등학교 입학하지 않은 미취학 아동을 돌보기 위해 집에 있는 이들을 뜻한다. 취업 중 육아를 위해 휴직을 한 사람은 일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분류돼 이 수치에 포함되지 않는다.
육아 전담 여성의 감소는 육아가 여성 몫이라는 고정관념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면서 남성이 육아에 참여하는 비중이 높아져 나타난 긍정적인 면도 일부 있다. 실제 비경제활동인구 중 육아 전담 남성은 지난해 8월 기준 1만8000명으로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 부문에서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은 2만7423명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육아 여성의 지속적인 감소에는 저출산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맞벌이가 보편화되면서 경력단절 우려와 돌봄 인프라스트럭처의 부족에 따라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집값 급등 등으로 인한 육아 부담은 물론 결혼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출산율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은 0.81명으로 최저치를 경신했다. 합계출산율이 1명을 밑도는 국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결혼하고 아이를 갖지 않는 것에 동의하는 20대 비율은 2015년 29.1%에서 2020년 52.4%로 치솟았다. 20대의 절반 이상이 결
이는 20대가 생각하는 결혼과 출산에 대한 가치관 변화를 보여주는 결과이기도 하지만 그 배경에는 양육에 대한 경제적 어려움이 깔려 있다. 한국에서 자녀 1명을 18세까지 기르는데 드는 비용은 2013년 기준 1인당 GDP의 7.79배로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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