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가스요금 또 인상…10월엔 전기요금과 동반 인상 예정

7월 가스요금 인상에 물가 더 치솟을듯…국민 부담 가중돼
가스공사 미수금 '6조원+α'에 내년도 인상 잇따를 것으로 전망돼
가스공사 "기준원료비 인상해달라" 요구…산업부 "상황 보며 검토해야"

↑ 사진=연합뉴스

다음달 가스요금이 또 한 번 인상될 예정인 가운데 현재도 치솟아 있는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만약 3분기 전기요금까지 인상된다면 당장 다음달부터 두 공공요금이 한 번에 오르게 되는 것인데, 10월에도 가스요금과 전기요금의 동반 인상이 예정돼 있어 가계와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습니다.

가스 수입 요금과 판매 요금 사이의 격차로 쌓인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이 6조원을 넘어가 내년에도 가스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며 국민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7월부터 가스요금 오른다…올해 정해진 인상만 벌써 4차례

1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가스공사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민수용(주택용·일반용) 가스요금의 원료비 정산단가가 메가줄(MJ·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1.90원으로 기존보다 0.67원 인상됩니다.

도시가스 요금은 발전 원료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입 단가인 '원료비'(기준원료비+정산단가)와 도소매 공급업자의 공급 비용 및 투자 보수를 합한 '도소매 공급비'로 구성되는데 이 중 원료비 정산단가가 오르는 겁니다. 정산단가는 지난 5월 0원에서 1.23원으로 인상됐으며 오는 10월에는 1.90원에서 2.30원으로 0.40원 더 오르게 됩니다.

이처럼 정산 단가를 올리는 것은 LNG 수입 단가가 올라 원료비가 급등했음에도 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인상을 자제해온 가스공사의 미수금(손실분)이 1조8천억원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누적된 미수금은 이듬해에 정산단가를 올려 회수하기에 잇따른 요금 인상이 이뤄지고 있는 겁니다.

한국가스공사는 급격하게 정산단가를 올리면 국민들의 부담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인상 시기를 세 차례로 분산했습니다. 이에 2분기가 시작된 지난 4월 한차례 가스요금을 인상하며, 연료비에 연동하는 기준원료비도 평균 1.8%(서울시 소매요금 기준·부가세 별도) 인상했습니다. 인상률은 주택용이 3.0%, 음식점·구내식당·미용실·숙박시설·수영장 등에 적용되는 일반용(영업용1)이 1.2%, 목욕탕·쓰레기소각장 등에 적용되는 일반용(영업용2)이 1.3$였습니다.

한국가스공사 누적 미수금 '6조원+α'에 내년도 가스요금 인상 불가피할 듯

↑ 한국가스공사 / 사진=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으로 국제 가스 가격이 대폭 상승하며 가스공사의 미수금 규모가 커진 만큼 가스요금 인상은 내년에도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가스공사의 누적 미수금은 6조원 수준이었으나 최근까지 악재가 겹치며 미수금 규모는 더욱 커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제 가스 가격이 대폭 인하되지 않는 한 이번 연말에 대규모의 미수금이 쌓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년에도 정산단가 인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말 1조8천억원이 미수금으로 누적돼 올해 현재까지 벌써 세 차례의 가격 인상이 단행된 것을 고려하면 내년에는 올해보다 인상 횟수도 늘고 인상 폭도 더 커질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입니다. 내년 정산단가 인상 폭을 줄이려면 지난 4월처럼 기준원료비를 올리는 수밖에 없는 만큼 가스공사는 가스 공급 서비스에 드는 적정원가 회수 등을 위해 정산단가뿐 아니라 기준원료비도 점진적으로 조정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올해 쌓이는 미수금은 내년에 회수하게 될텐데, 회수금이 7조~8조원 수준이면 회수에만 2년 정도가 걸릴 수 있다"면서 "정산단가뿐만 아니라 기준원료비도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산업부 관계자는 "기준원료비를 올려야 할 필요는 있지만 물가 등 여러 가지 상황을 보며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산업부는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통해 두 달마다 원료비 변동 요인을 고려해 주택용과 일반용 기준원료비를 조정하는데 2020년 7월 인하 이후에는 줄곧 기준원료비를 동결해 왔습니다.

전기요금도 오르는데 가스까지…치솟는 물가에 국민들 부담 가중돼

↑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가스요금을 인상해야 할 이유는 많지만 이미 물가가 치솟아 있고, 다른 공공요금인 전기요금까지 오르는 상황이라 정부는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난 4월에 인상된 전기요금은 올해 10월에도 추가 인상되며, 4월에 이어 10월에도 가스 요금과 전기 요금이 동반 인상될 예정입니다.

정부는 앞서 올해 전기요금 기준연료비를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kWh(킬로와트시)당 4.9원씩 총 9.8원 올리기로 결정했고, 이와 별개로 기후환경요금도 4월에 7.3원으로 2원 올렸습니다.

한국전력공사는 연료비 급등으로 인해 막대한 적자가 발생한 점을 감안해 오는 16일 3분기 전기요금 인상안을 정부에 제출할 계획입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 기후환경요금, 연료비 조정요금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분기마다 논의되는 연료비 조정단가의 인상을 요구하겠다는 겁니다. 이러한 한국전력공사의 인상 요구안에 정부가 어떤 대답을 내놓는지에 따라 다음달 전기요금이 추가 인상될지 말지가 결정되게 됩니다.

이처럼 잇따른 가스요금과 전기요금 동반 인상으로 국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추가 인상이 단행될 경우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