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 ↑…'전세의 월세화' 가속화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전월세거래 분석
전체 34만 9073건 중 월세 20만 1621건
4월 월세 비중 50.1% 처음으로 추월

↑ 서울 전경. / 사진=연합뉴스

올해 들어 월세가 낀 임대차 거래가 급증하면서 연간 역대 최다를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고강도 대출 규제에다 금리 인상 압박까지 강해지자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세입자가 늘어나면서 서울에서 1천만 원 이상 월세를 내는 가구도 작년 대비 2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12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전국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임대차계약 34만 9073건 중 월세거래는 20만1621건으로 전체 임대차계약의 57.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등기소와 주민센터에서 부여한 확정일자를 기준으로 한 통계입니다.

올해 들어 월세 비중은 점차 커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1월 전체 임대차거래 20만 4216건 중 월세가 9만 3851건으로 46%를 차지했는데 2월(48.8%)과 3월(49.5%)에 이어 4월에는 처음으로 50%를 넘어섰습니다.

4월 전체 임대차거래 24만7966건 중 전세는 12만 3787건, 월세는 12만 4179건으로 월세 비중이 50.1%를 차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전세자금 대출이 필요한 임차인들이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이자가 월세보다 커지면서 월세 선호도가 높아졌는데 보유세 부담 등으로 월세를 받고자 하는 임대인과의 수요가 맞아 떨어지면서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새 임대차법에 따른 전월세 신고제가 지난해 6월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그동안 신고가 잘 이뤄지지 않았던 오피스텔 등 준주택 신고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월세 거래가 점점 늘어나면서 가격도 상승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5월 서울의 KB아파트 월세지수는 102.3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5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KB아파트 월세지수는 중형(95.86m²) 이하 아파트를 대상으로 조사됩니다.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올해 1월 100.0을 기준으로 △2월 100.8 △3월 101.2 △4월 101.8 △5월 102.3 등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5월 인천과 경기 아파트 월세지수도 각각 103.2, 103.3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 서울 강남구 청담동 '더펜트하우스청담' / 사진=연합뉴스

강남구 청담동 PH129(더펜트하우스청담) 전용면적 273.96㎡의 경우 지난 3월 21일 월세 4천만 원(보증금 4억 원)에 거래가 성사돼 역대 최고가 월세 계약 기록을 세웠습니다.

지표상 전·월세 가격 불안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월간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가격전망지수는 100.7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기준선(100)을 넘으며 월간 최고치를 나타냈습니다. 현장 중개업소들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이 지수는 100을 초과할수록 전셋값 상승을 전망하는 응답이 많았다는 뜻입니다.

지난달 서울의 KB아파트 월세지수 또한 102.3으로 월간 역대 최고치에 이르렀습니다. KB아파트월세지수는 전용면적 95.86㎡ 이하 중형 아파트의 월세 추이를 조사해 산출하게 됩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