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해수부 보도자료
↑ 세종 관가 건물들 외경 / 사진 = 안병욱 기자 |
국토교통부는 지난 2일 오전 10시, 출입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청년, 서민에게 전 재산과 다름 없는 전세금을 정부가 지켜드리겠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로 원희룡 장관이 HUG와 청년 NGO 관계자 등을 만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보도자료에는 원 장관과 만난 전세사기 피해를 경험한 시민의 인터뷰가 실려있었습니다. 해당 시민이 원 장관에게 "전세보증 가입을 통해 본인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만큼 국가가 공적 책임을 다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적혀있었습니다.
↑ 지난 2일 배포된 국토부 보도자료. 행사와 동시에 배포됐는데 이미 인터뷰가 실려있다. 빨간색 네모박스 안. / 사진 = 국토부 보도자료 캡쳐11 |
황당한 점은 보도자료가 배포된 지난 2일 오전 10시, 원 장관의 일정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즉 국토교통부 보도자료는 일종의 '미래 예측', '가상 인터뷰'를 한 셈이죠. 보통 다른 부처의 보도자료는 일정이 마친 뒤 현장 상황을 반영해서 배포됩니다. 한 언론에서 이를 지적하는 보도를 한 뒤부터 국토부의 '신통한' 보도자료는 아쉽게도(?) 더 이상 볼 수 없었습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3일 오후 3시, 출입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해양보호생물 알락꼬리마도요, 서해 갯벌에서 시베리아로 이동 첫 확인'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로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철새, 알락꼬리마도요가 우리나라에서 러시아 극동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최초로 확인하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 지난 3일 배포된 해수부 보도자료.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되어있다. 빨간색 네모박스 안. / 사진 = 해부수 보도자료 캡쳐 |
문제는 우리나라 서천갯벌 유부도-사할린-캄차카반도까지의 이동루트를 위성사진으로 보여주는 부분에서 발생했습니다.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위성사진을 그대로 보도자료에 넣어 배포한 겁니다.
한 언론이 지난 6일 오후 11시 32분에 이를 지적하는 보도를 최초로 했고, 해양수산부는 지난 7일 오전 6시 48분에서야 해당 사진을 정정하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다시 보냈습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해당 문제를 미처 인지하지 못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알림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SNS에 "해양수산부가 실수를 인정했지만, 일본해 표기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도자료는 부처가 홍보하고 공유하고자 하는 정책의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문서입니다. 출입기자들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이를 보게 됩니다. 물론 일정 부분 실수는 있을 수 있습니다. 숫자를 다루는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의 보도자료의 경우, 보도자료 배포 이후 일부 숫자와 수치가 바뀌는 경우는 다반사입니다.
하지만 앞선 국토부와 해수부의 실수는 이와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국토부는 새로운 장관의 행보를 잘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지나쳤다고 봅니다. 결국 중요한 건 현장인데, 현장의 중요성을 간과한 채
[안병욱 기자 obo@mbn.co.kr]
※[세종기자실록] 행정수도 세종시에 있는 행정부처와 관련 산하기관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코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