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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팰리세이드 신구 비교 [사진출처=기아] |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슈퍼카가 있다. 1~2명만 폼 잡고 즐기는 '나쁜 남자의 로망'인 기존 슈퍼카와 다르다.
6명 이상 편하게 탈 수 있고 캠핑 장비나 골프백도 충분히 실을 수 있고 힘도 넉넉하다.
과속방지턱만 만나도 쩔쩔매는 '평범한 슈퍼카'와 달리 웬만한 비포장도로는 문제없이 갈 수 있다. 패밀리 슈퍼카다.
국내에서 패밀리 슈퍼카 장르를 개척한 모델은 미니밴이다. 기아 카렌스와 카니발, 현대차 트라제XG가 대표 모델이다. 현재는 카니발이 '국가대표 미니밴'으로 대접받고 있다.
미니밴은 패밀리 슈퍼카이자 아빠를 슈퍼맨으로 만들어주는 '아빠차 끝판왕'으로 인기를 끌었다.
다만 전천후 주행성능은 2% 부족하다. 카니발 문제가 아니다.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미니밴의 태생적 한계 때문이다.
카니발에 밀려 트라제XG가 2007년 단종된 뒤 패밀리 슈퍼카 시장을 애써 외면하던 현대차는 대형 SUV로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미니밴보다 더 다재다능한 성능으로 가족에게 슈퍼맨이 되고 싶은 아빠 마음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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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팰리세이드 [사진출처=기아] |
팰리세이드는 2019년 대형 SUV 시장을 장악한 뒤 2020년부터 카니발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섰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관심이 높아진 오토캠핑과 차박(차에서 숙박) 열풍도 팰리세이드 판매에 호재가 됐다.
2019년 판매대수는 팰리세이드가 5만2299대, 카니발이 6만3706대다. 2020년에는 팰리세이드가 6만4791대 팔리면서 6만4195대 판매된 카니발을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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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니발 [사진출처=기아] |
올들어서 4월까지 팰리세이드가 다시 이겼다. 5월들어 카니발이 1000대 넘게 더 팔리면서 공수가 뒤바뀌었다. 올 1~5월 판매대수는 팰리세이드가 2만1274대, 카니발이 2만1912대다.
카니발과 '호각지세'를 형성한 팰리세이드는 상품성을 대폭 향상한 부분변경 모델로 '국가대표 패밀리카' 타이틀 장악에 나섰다.
지난달부터 판매에 돌입한 더뉴 팰리세이드는 3년 6개월만에 부분변경된 모델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디자인을 채택하고 안전성과 편의성도 향상한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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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팰리세이드 신구 비교[사진출처=기아] |
전장×전폭×전고는 4995×1975×1750㎜다. 길이가 기존 모델보다 15㎜ 길어졌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900㎜다.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도 사랑받는 대형 SUV답게 기존 모델보다 카리스마를 더 강조한 '아메리칸 스타일'을 채택했다.
더 넓어진 캐스케이드 그릴을 헤드램프, 주간 주행등까지 하나로 이은 뒤 크롬으로 둘러쌌다.
그릴 내부 그래픽은 세모에서 직사각으로 변했다. 그릴 하단 범퍼에도 같은 그래픽을 적용, 그릴이 더 크고 넓어 보이는 효과를 추구했다.
새로 바뀐 그릴은 미국인들이 광분하는 스포츠인 아이스하키나 풋볼에서 선수들이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착용하는 헬멧을 연상시킨다.
헤드램프와 수직으로 연결된 주간주행등은 차체 양끝으로 이동했다. 두께도 더 두꺼워졌다. 차체 폭을 강조한 디자인을 채택한 셈이다.
후면부는 기존 디자인을 유지했지만 범퍼 하단을 사다리꼴에서 수평 직사각형으로 바꿨다. 역시 차폭을 강조하는 디자인을 적용한 셈이다. 트윈 머플러 팁도 사다리꼴에서 직사각형으로 바뀌었다.
리어램프의 경우 캘리그래피 모델은 폭포수 물줄기가 일직선으로 떨어지는 형태로, 일반 모델은 가로가 나열된 열선을 닮은 형태로 차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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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팰리세이드 신구 비교 [사진출처=기아] |
기존 3스포크 스티어링휠 대신 현대차 그랜저에 적용한 4스포크 스티어링휠을 적용했다. 더 고급스럽고 그립감도 우수하다.
디스플레이는 기존 10.25인치에서 12.3인치로 키웠다. 송풍구는 센터콘솔 위에서 대시보드 끝까지 얇게 이어지는 슬림형으로 변했다. 2열에서 바라볼 때 실내가 더 넓어보이는 효과를 준다.
센터 콘솔 기어 레버 자리에는 버튼을 눌러 변속하는 전자식 변속 버튼(SWB)이 배치됐다. 드라이브 모드는 다이얼을 통해 전환할 수 있다.
기어 레버 공간이 없어서 그만큼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공간이 넓어졌다. 또 핸드백이나 신발 등을 넣을 수 있는 수납공간도 숨어있다.
마감 품질은 제네시스 버금가게 향상됐다. 눈에 보이지 않고 손길 닿을 일이 없어 소홀히 여기기 쉬운 앞 유리와 루프가 만나는 실내 안쪽까지 마감재를 매끄럽게 처리했다.
스마트해진 편의 사양도 채택했다. 스마트 키 없이도 NFC(근거리 무선통신)가 장착된 안드로이드·iOS 기반 스마트폰을 운전석 바깥쪽 도어핸들에 태깅해 차량 출입을 가능하게 해주는 '디지털 키 2 터치'가 대표적이다.
모바일 기기 연동으로 영상 재생 및 파일 다운로드·관리가 가능한 빌트인 캠도 채택했다.
최종 목적지 안내, 차량 내 간편 결제, 카투홈, 발레모드, 내비게이션 무선 업데이트(OTA) 등을 통해 사용자 편의성도 향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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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팰리세이드 공간[사진촬영=최기성] |
2열에는 열선·통풍시트를 적용했다. 2열 탑승자는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에 있는 C타입 충전단자를 이용할 수 있다.
조수석 뒤 2열 탑승자는 VIP로 대접받는다.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조수석 시트를 앞쪽으로 밀고 눕힐 수 있다. 운전기사가 따로 있는 쇼퍼드리븐카로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구색 갖추기에 머물 수 있는 3열에도 공을 들였다. 열선시트를 적용하고 C타입 충전단자도 마련했다.
평균 체형의 성인 3명이 앉기에는 다소 비좁지만 성인 2명과 아이 1명은 충분히 앉을 수 있다. 2열 탑승자 체구가 크지 않으면 공간을 좀 더 넓게 쓸 수 있다.
2·3열은 트렁크에 있는 시트 조작 버튼으로 접을 수 있다. 3열은 버튼을 누르면 원상태로 돌아온다.
트렁크 바닥 덮개를 올리면 작은 배낭이나 접이식 그릴 등을 넣을 수 있는 수납공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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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팰리세이드 실내 [사진촬영=최기성] |
오르간 타입 가속페달은 좀 더 세밀하게 가속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 스마트 4종류다. 눈길과 모랫길 등 험로 주행모드도 있다.
컴포트 모드로 주행할 때는 조용하고 부드럽다. 엔진 소음, 바람 소리가 잘 들어오지 않는다. 과속방지턱이나 울퉁불퉁한 노면에서도 충격과 진동을 비교적 잘 잡아준다.
2열 도어 글라스 이중 접합 차음 유리, 두꺼워진 흡음재, 충격 흡수 장치 등을 개선한 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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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팰리세이드 주행 [사진출처=기아] |
가속페달을 밟으면 엔진이 존재감을 드러내며 속도를 높인다.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넉넉한 힘이 전달된다.
룸미러와 후방 카메라를 통합한 디지털 센터 미러는 덩치가 크고 2·3열 헤드레스트 등으로 후방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운 대형 SUV의 단점을 상쇄시켜준다.
레버 조작을 통해 미러에서 카메라 화면으로 손쉽게 전환할 수 있다. 카메라 화면을 선택하면 장애물 없이 후방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어탭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준수하다. 한국차답게 한국 도로 상황에 가장 최적화됐다. 이번에 추가된 고속도로 주행보조2는 방향지시기를 켰을 때 자동으로 원하는 차선으로 변경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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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팰리세이드 주차 [사진촬영=최기성] |
좁은 지하 주차장이나 골목길을 빠져나올 때도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덩치가 커 회전반경이 크기 때문이다.
대신 공간만 있다면 주차는 쉽다. 360도 디지털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를 통해 안전하고 쉽게 주차할 수 있다.
원자재 가격 인상에다 상품성도 향상해 가격은 기존 모델보다 비싸졌다.
가격(개별소비세 3.5% 기준)은 가솔린 3.8 모델의 경우 익스클루시브 3867만원, 프레스티지 4431만원, 캘리그래피 5069만원이다. 기존 모델(3606만~46
신형 팰리세이드는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와 더 탄탄해지고 스마트해진 성능을 갖췄다.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와 달리 속은 자상한 '외강내유' 패밀리카로 진화했다. 주요 공략 대상은 '패밀리 슈퍼카'를 원하는 슈퍼맨 아빠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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