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석재 한국IBM 데이터·AI 기술영업총괄 상무. [사진 제공 = 한국IBM] |
IBM이 최근 전 세계 기업의 AI 도입 현황을 조사한 '2022년 AI 도입 지수' 연례 보고서를 공개했다. IBM이 의뢰해 모닝 컨설턴트가 수행한 이번 조사는 AI 도입 현황과 필요성, 그리고 기업이 마주한 도전 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이번 조사는 전 세계 정보기술(IT) 분야 의사결정권자 7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는데, 국내 기업도 처음으로 포함돼 눈길을 끈다. 매일경제가 최석재 한국 IBM 데이터·AI 기술영업총괄(상무)와 함께 이번 보고서 내용을 분석해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기업의 AI 도입율은 지난해 대비 13% 늘어났다. 하지만 AI를 자사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고 응답한 국내 기업은 22%로, 전 세계 평균(34%)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최 상무는 "해외에는 농업이나 제조업, 금융업까지 다양한 AI 상용화 사례가 있지만, 한국은 그런 사례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며 "수요 예측이나 공급망 최적화 쪽으로는 일부 사례가 있는데 그 외 영역에선 찾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또한 국내 기업 응답자의 46%만이 'AI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절반 가량의 국내 기업이 AI 도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최 상무는 "관련 인력 확보 등의 문제로 AI 도입이 어려운 영역이 있다"며 "새로운 도전을 펴려는 고객사도 있지만 퍼스트 무버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 관망적 고객사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AI 도입은 국내 대기업에 편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임직원 수 1000명 이상의 기업 93%가 현재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했거나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말한 반면, 1000명 이하 기업에선 57%만이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거나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기업 규모에 따라 AI 도입 격차가 크다는 의미다.
국내 기업이 AI를 도입하는 주요 동력은 효율성 제고와 비용 절감이 꼽혔다. 국내 응답자의 40%가 'IT 운영 효율성 제고'를, 39%가 '비즈니스 프로세스 효율성 제고'와 '비용 절감'을 주요 도입 요인으로 꼽았다. 반면 해외는 'AI 발전으로 인해 높아진 접근성(43%)', '비용 절감과 주요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42%)', 'AI가 탑재된 표준 상용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수 증가(37%)'를 주요 AI 도입 요인으로 꼽아 국내와 차이를 보였다.
보고서는 이번 조사를 통해 기업의 AI 도입을 저해하는 요소로 '데이터 관리'를 들었다. 특히 국내 기업의 경우 효율적 데이터 관리를 위한 데이터 패브릭 아키텍처를 사용 중이거나 사용 예정이라고 답한 비율이 44%로, 61%를 기록한 전 세계 기업 평균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최 상무는 데이터 카탈로그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데이터 카탈로그란 단순히 데이터를 모으는 것을 넘어 이용하기 편리하도록 분류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 상무는 "수많은 데이터를 한 데 모아 관리하기보다 데이터를 있는 그대로 놔두고 카탈로그를 통해 자동 발췌하는 것이 최근 트렌드"라며 "현업에서 '이런 데이터가 필요하면 여기서 찾으면 되겠구나' 하는 식으로 시스템을 구축했더니 굉장히 효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내 IT 의사결정권자들은 신뢰할 수 있는 AI 구축을 중요하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거나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국내 기업 응답자 10명 중 8명 이상이 AI가 내린 결정 과정을 기업이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최 상무는 "가령 은행에서 대출 심사를 할 때 AI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심사에서 탈락한 경우 어떤 요인으로 인한 것인지 설명력을 요구하는 곳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밖에 이번 보고서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환경·책임·투명경영(ESG)를 위한 AI 도입 현황도 소개했다. 전 세계 응답자 3명 중 2명이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을 위해 AI를 도입했거나 도입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IBM에 따르면 독일 기업 지멘스는 IBM의 블록체인 가라지 접근법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목적지나 출발 지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탄소발자국을 계산하며 친환경적인 옵션을 제안하는 AI 여행 도우미를 개발했다.
한국 응답자의 경우 약 40%가 향후 ESG와 지속가능성 관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41%의 응답자는 AI를 통해 방대한 데이터로부터 인사이트를 추출해 희망하는 지속가능성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답했다.
최 상무는 "이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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