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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우 대한안면통증구강내과학회장(서울대치과병원 교수) |
구강의 3대 기능은 저작, 발음, 심미이며 호흡과의 관련성도 높다. 잘 씹어서 식도로 넘기지 못하면 소화 및 영양 섭취에 문제가 생기고 이는 면역저하 및 근감소증으로 이어져 전신합병증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식도로 넘기는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음식물 및 가래가 폐로 넘어가 흡인성 폐렴을 유발할 수 있다. 저작은 뇌혈류량을 증가시켜 각성을 유도하는 역할을 하는데 저작능력이 떨어지면 치매의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치아, 턱관절, 안면신경과 관련된 급만성 통증 또한 기능제한을 유발해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턱관절장애이다. 턱관절 및 그 주변에 위치한 씹는 근육에 통증 및 기능장애가 발생하는 턱관절장애는 씹는 기능과 입을 크게 벌리는 기능의 저하를 가져오게 되고 이로 인해 제대로 음식 섭취를 못해 전신 무력감 및 영양소 섭취 저하로 이어진다. 이 뿐만 아니라 먹는 즐거움이 줄어 무기력하고 우울해져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이처럼 턱관절장애로 인한 통증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심혈관계 질환 및 인지기능장애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다.
치아 및 구강의 구조와 운동은 발음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고 얼굴 형태 및 미소는 사람의 인상을 좌우하므로 이는 사회 심리적인 전신건강과도 관련이 있다. 또한 턱 구조와 혀 위치에 따라 코골이와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간헐적으로 우리 몸의 산소결핍을 유발해 심혈관계에 악영향을 준다. 최근에는 하악을 전방으로 위치시키는 구강내장치를 이용한 코골이 및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의 치료가 가능해져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고혈압 및 주간 졸음으로 인한 삶의 질 감소가 개선되고 조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구강조직의 특징과 관련된 전신건강에 대한 영향이다. 구강조직은 피부조직과 달리 점막조직으로 미생물의 침투가 상대적으로 쉽고 많은 종류와 수의 세균이 늘 구강내에 상주하는 특수한 환경을 제공한다. 최근 연구를 통해 구강내 세균 및 이로 인한 면역반응이 당뇨를 포함한 다양한 전신질환과 연관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구강내 세균 조성의 변화는 장내 세균 조성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더욱 중요하다. 이는 심혈관질환, 당뇨, 임신과 관련된 질환, 뇌졸중, 류마티스 관절염, 골다공증, 신장 잘환, 소화기계 질환 등 다양하게 전신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구강내 세균 구성은 구취 발생에도 영향을 줘 사회·심리적 문제와도 관련돼 있다.
이와 함께 구강내 세균 감염에 의한 국소적 농양은 가까이에 있는 조직으로 파급되며 뇌농양, 심폐농양과 같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질환이 되기도 한다. 이와 반대로 전신건강이 구강건강을 통해 나타날 수도 있다. 구강내 이상 출혈이나 궤양 또는 백태 증가는 전신 질환의 초기 증상과 관련이 있을 수 있고 이를 방치할 경우 위중한 질환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따라서 평소 구강상태에 대한 주의 깊은 관찰 및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혈액검사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타액과 구취를 분석해 전신건강을 진단하는 노력과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구강건강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까?
먼저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구강질환의 조기 진단과 예방, 치료를 해야 한다. 그 다음은 규칙적이고 올바른 칫솔질과 혀 닦기를 추천한다.
구강기능 및 관리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 노인, 장애인의 경우, 보호자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구강내 문제를 비롯해 안면 및 상기도 쪽에 발생하는 턱관절장애, 만성안면통증, 그리고 코골이 및 폐쇄성수면무호흡증 모두 치과에서 효율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할 수 있다. 성장 중인 아이는 적절한 시기를 놓치지 않고 교정 진료가 필요하며, 노인은 변화된 교합양상에 따른 적절한 보철적 회복과 적절한 영양섭취, 근력활동과 사회적 활동의 유지가 중요하다.
많은 연구와 경험이 축적될수록 구강건강이 전신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구강건강의 관리를 통해 보다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구강건
[정진우 대한안면통증구강내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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