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자료 사진. 서울 마포구 아현 웨딩거리의 웨딩드레스 판매점.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엔데믹에 따른 일상회복으로 웨딩 수요가 폭발하면서 웨딩업계 콧대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결혼을 미룬 예비부부까지 올해 예식 준비에 나서자 서울 시내 주요 웨딩홀 예약이 빠르게 마감되고 있고, 스드메 역시 유명 업체는 상담 일정마저 잡기 어렵다. 웨딩업계는 이처럼 몰리는 수요에 슬그머니 가격을 올리고 있어 예비부부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온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웨딩 수요가 급증하면서 결혼식에 들어가는 비용이 급격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부터 불과 몇 개월 사이 웨딩홀의 식대와 대관료가 수백만 원대 인상폭을 보이는 것은 물론, 갑작스럽게 보증인원을 늘리라는 업체 측 요구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예비부부의 필수 코스로 꼽히는 스드메 가격 역시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이 나온다. 인기 스튜디오와 드레스 업체는 기본적으로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도 옵션에 따라 수십만원대 추가금을 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스튜디오에서 원본, 액자, 앨범 비용을 별도로 내거나 드레스 업체에서 피팅비, 헬퍼비, 저녁 촬영 비용 등을 추가 지불하는 식이다. 메이크업은 2회 기준 200만원대를 호가하는 곳도 있다. '웨딩'이라는 글자만 붙으면 가격이 3~4배 뛰어오른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올 하반기 결혼을 앞둔 B씨는 "웨딩드레스 구매가 아닌 대여비로만 200만원이 훌쩍 넘게 나가 깜짝 놀랐다"면서 "인생에 딱 한 번 입는 만큼 가장 마음에 드는 걸 고르고 싶었지만 신상 드레스는 추가금까지 붙어 포기했다"고 밝혔다.
내년 상반기 예식을 앞둔 C씨는 "지난해 결혼한 친구는 스드메를 300만원 이하로 해결했다"면서 "당시에는 코로나19 시기에 힘들게 결혼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때 한 게 차라리 나은 것 같다. 올해는 모든 게 너무 비싸졌다"고 말했다.
주요 웨딩 커뮤니티인 '다이렉트결혼준비', '메이크마이웨딩', '웨딩북' 등에도 비슷한 내용의 토로글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곳에는 "결혼식 한 번 하려는데 비용 부담이 너무 심하다", "스드메 견적 줄이는 법 알려달라", "웨딩홀도 스드메도 추가금 파티인데 이게 맞나" 등의 게시글이 수시로 올라온다.
예비부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지만 웨딩업계 가격 인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웨딩 컨설팅 업체의 플래너는 "내년 상반기가 되면 주요 웨딩홀과 스드메 가격이 또 오를 것"이라며
또 다른 플래너 역시 "원래 유명한 업체는 예약이 빨리 마감되고 비용도 비싸지만 올해는 유독 그 정도가 심해졌다"면서 "이제는 스드메 견적을 웬만하면 400만~500만원 사이로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