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업시간 제한, 사적모임 제한 등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모두 해제된 지난 4월 18일 한 먹자골목 상권을 찾은 시민들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당장은 2030 소비자에게 인기 있는 대학가 상권에서만 회복세가 뚜렷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면 그 외 상권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카드가 최근 발표한 '서울시 주요 지역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시내 자영업자의 신용·체크카드 매출은 영업시간 제한 해제 이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KB국민카드는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제한됐던 기간(작년 12월 18일~올해 2월 18일)과 방역 조치가 해제된 시기(4월 18일~5월 8일)를 대상으로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매출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용산구가 매출 건수 69%, 매출액 76% 증가율을 보이며 가장 큰 폭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구 내 이태원동이 매출 건수 198%, 매출액 180% 상승률을 보이며 서울 행정동 232곳 중 매출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용산구 외에는 고려대가 있는 성북구(매출 건수 55%, 매출액 71%)와 건국대가 있는 광진구(매출 건수 55%, 매출액 70%) 상권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또 한양대 상권인 성동구 사근동(85%), 중앙대가 있는 동작구 흑석동(90%)에서도 매출액이 증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상권의 매출 상승을 견인한 건 MZ세대다.
매출 상승률 1위를 기록한 이태원동의 경우 20대와 30대가 전체 매출 건수의 88%를 차지했다. 대학가 상권의 매출이 늘어난 것도 2년여 만에 대면 수업이 재개되면서 학생들이 학교를 찾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서울 중구 명동의 건물들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거리두기 해제 조처를 전후로 중구의 매출 건수는 21%, 매출액은 3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최근 레트로 감성에 '힙지로'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는 을지로의 매출이 103% 증가했지만, 외국인 관광객의 영향력이 큰 명동 일대가 아직 침체된 까닭으로 보인다.
시내 상권 곳곳에서 매출이 호조를 보이며 자영업자들의 숨통이 조금은 트이는 분위기이나, 명동 등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이 많은 상권이 회복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2022년 4월 한국관광통계 확정치'에 따르면 올해 4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12만7919명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7만112명)보다는 82.4% 증가했지만, 코로나19 전인 2019년 4월 164만명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다만 정부가 국내외 관광객의 여행을 장려하고자 백신 미접종자의 격리 의무제를 해제하고, 인천국제공항의 항공편수·비행시간 제한 등 규제를 해제키로 한 건 청신호다. 해외에서도 한국행 단기 방문비자를 발급받고자 외국인들이 문의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TBS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저녁부터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 소재 한국대사관 영사부에는 한국 관광비자를 받으려는 이들 400여명이 몰려 줄을
주일 한국대사관이 이달 1일부터 한국행 단기 방문비자 발급을 재개하기로 하자 일본인들이 대거 몰려든 것이다. 당시 대사관 영사부는 아침에 문을 열었으나, 비자를 신청하려는 이가 너무 많아 현장에서 신청자 수를 200명으로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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