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 |
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2021회계연도(2021년 3월~2022년 2월) 동안 매출 6조4807억원, 영업손실 133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855억원 줄고, 영업이익 규모는 전년 933억원에서 적자전환한 것이다.
홈플러스의 저조한 실적은 대형마트 업계 라이벌인 이마트와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3.2% 증가한 24조9327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매출 규모는 사상 최대 규모다. 영업이익도 33.1% 늘어난 3156억원을 달성했다.
이번 실적은 지난해 6월 취임 당시 큰 기대를 모았던 이 사장의 첫 성적표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사장은 30여년 간 뷰티·식품업계에서 종사한 소비재 전문가다. 펩시 미국 본사를 거쳐 피자헛 코리아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냈다. 이어 바이더웨이와 KFC코리아 CEO를 거쳐 화장품 브랜드 AHC를 운영하는 카버코리아 대표를 역임했다. 특히 그는 사모펀드가 주인인 회사의 경영을 이끌며 투자금 회수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KFC코리아, 바이더웨이, 카버코리아 모두 그가 CEO로 재직하는 동안 기업가치가 크게 개선됐고, 이는 최대주주인 사모펀드들의 경영권 매각으로 이어졌다.
이 사장 취임 후 최우선 과제는 단연 실적 개선이 꼽혔다. 실제 이 사장도 올 1월 경영전략 보고에서 "올해는 반드시 역성장의 고리를 끊겠다"고 밝혔다.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듬해인 2016년 홈플러스의 매출은 6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3091억원이었다. 지난해 실적이 인수 직후 실적에도 못미친 것이다. 기업을 인수해 기업가치를 높여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사모펀드 입장에선 향후 매각 계획에 먹구름이 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홈플러스 인수자금 출처인 MBK의 3호 블라인드펀드는 2013년 결성됐다. 펀드 만기는 10년이지만 투자자(LP)들의 동의를 거치면 2년 연장이 가능해 3호 펀드 만기는 2025년 도래할 전망이다. 문제는 남은 3년여 동안 획기적인 실적 개선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사장은 취임 후 홈플러스는 오프라인 매장 신선식품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인천 점포들에 대한 대대적인 재단장(리뉴얼)을 단행했다. 아울러 홈플러스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온라인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배송차량을 대폭 늘리는 등 투자에 나섰다. 하지만 매장 리뉴얼은 경쟁사인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만큼 홈플러스가 차별화할 여지는 많지 않아 보인다. 온라인 부문은 물류 분야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선행돼야 하는데 투자금 환수가 임박한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일단 점포 매각을 통한 재무건전성 개선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부산 해운대점 매각 입찰을 지난 2일 마무리했는데, 12곳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가는 3000억원 대 중후반에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부터 대전탄방점, 안산점, 대구점, 대전둔산점, 부산가야점, 동대전점 등 점포 6곳을 잇따라 매각했다. 이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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