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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 기업이미지(CI) [사진 제공 = 카카오] |
결국 남궁 대표는 31일 사내에 글을 올려 "집중근무 시간을 재검토하고, 음성 소통 여부를 테스트 뒤 조직별로 투표해 결정하겠다"며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전날 카카오는 공동체(전 계열사)의 일 하는 방식으로 '메타버스 근무제'를 발표했다. 근무 장소와 상관 없이 가상 공간에서 동료와 항상 연결돼 온라인으로 가능한 모든 일을 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는 기존 재택근무와 달리 음성 채널(디스코드)에 실시간 연결돼 소통하는 점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주 4일은 이 같은 근무방식을 유지하고, 나머지 하루는 오프라인 장소에 모여 회의를 하기로 했다. 6월 말 완전 재택근무가 끝나면 7월부터는 이같은 메타버스 근무제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메타버스 근무제는 시작하기도 전에 상당수 직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카카오 한 직원은 "업무 중에 스피커를 항상 켜두거나, 회사에서 제공하는 골전도 이어폰을 끼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라며 "2년 동안 재택근무를 하며 신뢰가 쌓였음에도, 사실상 회사가 음성으로 직원들을 감시하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판옵티콘(죄수를 효과적으로 감시할 목적으로 고안한 원형 감옥) 근무제'라는 카카오 직원의 비판 글까지 올라왔다.
카카오 직원들은 자유롭게 근무 시간대를 정하는 '유연근무제'가 크게 훼손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카카오는 메타버스 근무제를 발표하며 '코어타임'을 도입해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반드시 일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한 달에 충족해야 할 근무 시간만 맞추면 되고, 시간대는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었다. 다른 카카오 직원은 "그동안은 완전한 유연근무제를 했는데, 이 제도때문에 연봉이 적어도 카카오를 다닌다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라며 "카카오가 혁신 노동 문화의 아이콘이었는데, 오히려 역행해 기존 기업과 다를 게 없어졌다"고 했다.
남궁 대표가 하루 만에 공식적인 재검토 의사를 밝힌 것도 이처럼 심상치 않은 사내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남궁 대표는 지난 30일 메타버스 근무제 발표와 함께 실시간 온라인 설명회를 통해 직원들과 소통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당수 카카오 직원들은 "실시간 채팅으로 온갖 반발과 질문이 올라왔지만, 운영자가 고르고 편집해서 대답하기 쉬운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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