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가격이 폭락해 큰 파장을 일으켰던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가 '루나 2.0'로 지난 28일부터 해외 거래소에서 다시 거래되고 있다. 발행사인 테라폼랩스는 기존 루나와 테라 보유자에게 보유 비율에 따라 루나 2.0을 나눠주는 '에어드롭'을 실시한 뒤 거래소에 상장했다. 기존 보유자들에게 피해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셈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회의론이 우세하다. 또 다른 폭탄 돌리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루나는 달러와 1대 1로 교환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 테라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발행된 코인이었다. 안정적인 코인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퍼지면서 10만원대까지 올랐다. 루나·테라의 시가총액도 한 때 50조원이 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달 7일 테라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디페킹'이 발생하자 루나 가격이 99.9% 이상 떨어지며 테라 생태계가 붕괴됐다.
이처럼 시장 충격 컸던 탓에 루나 2.0 가격은 상장되자마자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상장일인 28일 개당 17달러대에 상장된 이후 13달러대로 떨어졌다. 이후 19달러를 돌파했다가 다시 5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급격한 변동성을 보였다. 28일과 29일 양일 간 최고 가격과 최저 가격 차이가 15달러가 넘었다.
테라폼랩스 측은 루나 2.0의 시가총액이 1조원대에 달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루나 폭락 사태 이후 취약점을 보완하고 시스템을 안정화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라는 이유에서다.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루나 2.0이 코인을 대량 보유한 사람과 기관 투자자를 탈출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의심을 쏟아내고 있다. 기존 루나 투자자들의 손실을 복구하기 위해 다른 투자자에게 폭탄을 넘기는 '폭탄 돌리기'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뜻이다. 대다수 전문가들도 "복잡한 금융공학적 상품이라 개인 투자자들이 이해할 수 없고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고 경고한다. 도지코인 창시자 빌리 마커스는 "루나2.0은 도박꾼들이 얼마나 멍청한지 세상에 보여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루나2.0이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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