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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종로 거리에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으러 나와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외식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직장인의 점심값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한 끼 1만원' 시대가 도래하자 점심과 물가 상승을 합친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일부 직장인은 식당 대신 편의점으로 향하거나 집에서 도시락을 싸서 다니는 분위기다.
26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지역 자장면 1인분 가격은 6146원으로 전년(5385원)보다 14.1% 올랐다. 대표 점심 메뉴인 김밥은 한 줄에 2908원으로 한 줄 3000원 시대를 목전에 뒀고 냉면 가격은 1만192원으로 전년 대비 9.5% 올랐다. 칼국수는 8269원으로 전년 대비 10.8% 상승, 처음으로 8000원선을 넘겼다.
외식 물가 상승은 매일 밖에서 점심을 사 먹어야 하는 직장인에게 큰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HR테크 기업 인크루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직장인 1004명 중 절반 이상인 56%가 점심값 부담감에 대해 '매우 부담'이라고 답했고 '약간 부담'도 39.5%를 차지했다. 95.5%가 점심 값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답한 셈이다. '부담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0.2%에 불과했다.
판교로 회사를 다니고 있는 3년차 직장인 A씨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할 때에는 못 느꼈는데 사무실 출근을 재개하니 확실히 점심값이 부담된다"면서 "어제는 소고기국밥을 9000원에 먹었다. 일주일에 식비로만 5~6만원 이상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릉으로 출퇴근하는 5년차 직장인 B씨는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만 계속 오르는 느낌이라 암울하다"며 "예전엔 점심 사먹고 커피 전문점까지 꼭 들렀지만 이제 커피는 사무실에서 타 마신다"고 밝혔다.
식당으로 가는 대신 편의점 도시락을 이용하는 이도 늘었다. 편의점 4사에 따르면 이달 1~24일 편의점 도시락 매출 증가율은 GS25 48.2%, CU 40.7%, 이마트24 52%, 세븐일레븐 20%을 기록했다.
점심값 지출을 줄이기 위해 도시락을 준비하는 직장인 역시 많아지고 있다. 13년차 직장인 C씨는 "매일은 어렵지만 일주일에 두세 번은 도시락을 싸려고 노력한다"면서 "식재료비가 들긴 하나 점심
외식물가는 당분간 안정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밀과 식용유, 설탕 등의 수출 제한이 시작된 만큼 이에 따른 원재료값 상승이 주요 외식 품목 가격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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