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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캘리포니아주 LA항 전경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26일 해운업계 등에 따르면 이달 10일 시작된 미 서안 항만 노사 협상은 국제항만창고노조(ILWU) 측 요청으로 내달 1일까지 잠정 중단된 상태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미국 항만의 노사 협상 문제와 상하이 봉쇄가 풀려 물량이 밀려나오는 것 두 가지를 큰 리스크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년 동안 미 서안 항만의 노사 양측은 2002년, 2008년, 2014년 등 총 세 차례의 협상을 거쳤고 진행 과정에서 매번 국제 해운 물류망에 피해를 끼쳤다.
2002년에는 11일간 서안 항만이 폐쇄돼 부시 행정부가 개입했고, 2008년에는 LA항과 롱비치항에서 3주간 작업이 중단됐으며, 2014년에는 협상 교착으로 오바마 행정부가 직접 중재에 나서야 했다. 이에 이번 협상도 타결되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 않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곧 해운 성수기인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계절적으로 해운 물동량이 늘고 운임이 더 높아질 예정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1분기 4.8%를 기록하는 등 올해 3%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중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봉쇄를 풀고 수출 드라이브를 걸게 되면 해운 운임은 급등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해운은 통상적으로 7월부터 성수기에 들어가는데 협상 결렬 등 악재 겹치게 되면 2020년 하반기에 있었던 ▲극심한 선복부족 ▲운임 급등 ▲공컨테이너 부족 문제 등이 다시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 당시에도 하반기부터 운임이 급등하기 시작하면서 해운업 관련 이슈가 불거진 바 있다. '하반기 운임 상승 → 상반기 춘절(중국) 이후 소폭 하락 → 하반기 운임 재상승'의 패턴이 2년 동안 되풀이돼 왔다.
중국의 봉쇄 해제로 인한 물량에 성수기 계절적인 요인에 따른 물량까지 한꺼번에 쏟아질 경우 화주들이 높은 스팟(단기계약) 운임을 제시하는 중국의 항만들로 컨테이너 선사들이 선박을 재배치할 유인이 크기 때문에 한국 항만의 '패싱' 현상도 다시금 발생할 수도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미국 뉴욕연방은행에서 글로벌 공급망 혼란 정도를 가늠하는 지표인 글로벌공급망압력지수(GSCPI)는 올해 4월 3.29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악화됐다.
GSCPI는 올해 1월 3.74을 나타냈다가 2월과 3월 각각 2.8을 기록하면서 공급망 압력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지난달 다시 오른 것이다.
국적 원양선사 HMM 관계자는 "미 서안 항만 노사 협상의 진행 여부에 따라 해운업계 전체적으로 큰 충격을 줄 수 있어 보인다"며 "전반적으로 불확실성이 굉장히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미국 노사 협상의 경우 기존 일자리를 없애는 '항만 자동화' 관련 논의가 협상 테이블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쉽게 타결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또 ILWU뿐만 아니라 서안 항만의 사용자 단체 측인 태평양해사협회(PMA)도 현재의 협상 교착 상황을 유리하게 이용할 공산도 있다. 우수한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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