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오늘 첫 금통위…'빅스텝' 발언에 촉각

이창용 한은 총재, 취임 이후 첫 금통위 주재
금융투자협회 조사 결과…"기준금리 0.25%p 인상 유력"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 사진=연합뉴스

최근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며 시장에 분명한 매파적(긴축 선호) 신호를 보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의사봉을 잡습니다.

금융권은 이 총재의 '빅스텝' 발언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긴급 조치라고 해석하면서 이날 기준금리가 0.50%p 인상될 가능성 역시 낮다고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이 총재가 '빅스텝' 여지를 열어둔 만큼 향후 통화정책 운용 관련 발언에 주목하는 분위기입니다.

한은에 따르면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의장으로서 처음으로 회의를 주재할 예정입니다. 이번 회의에는 이 총재를 포함해 조윤제, 서영경, 주상영, 이승헌, 박기영 금통위원 등 총 6명이 참석해 다수결로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금통위 정원은 원래 7명이지만 지난 12일 임지원 금통위원이 임기를 마치면서 1석이 비게 됐습니다.

시장은 약 10년 만에 최악의 물가 위기에 직면한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 0.25%p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운용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94%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것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동결을 전망한 응답자는 6.0%에 불과했습니다.

앞서 금통위는 2020년 3월 코로나19발(發) 금융시장 패닉을 진정시키기 위해 '빅컷'(0.50%p 인하)을 전격 단행했고,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낮췄습니다. 같은 해 5월에는 사상 최저인 0.50%로 0.25%p 추가 인하했습니다. 이어 이듬해인 2021년 8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로 0.25%p 올렸으며, 11월과 올해 1월, 4월에 걸쳐 0.25%p씩 인상했습니다.

지난 4월에 이어 5월에도 기준금리가 오르면 2007년 7, 8월 이후 15년 만의 두 달 연속 인상 사례로 남을 전망입니다. 한은이 정책금리를 기존의 콜금리 목표에서 기준금리로 변경한 2008년 3월 이후로 살펴보면 첫 2개월 연속 기준금리 인상입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발걸음을 재촉하는 최대 요인으로는 고(高)물가가 꼽힙니다. 국내 물가상승률은 지난 3월 4.1%로 4% 선을 뚫었으며 4월에는 이보다 더 높은 4.8%로 상승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10월(4.8%) 이후 13년6개월 만의 최대 상승률입니다.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 것이란 기대 심리 또한 위험 수위에 도달했습니다. 한은에 따르면 5월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전월 대비 0.2%p 오른 3.3%를 기록했습니다. 2012년 10월(3.3%) 이후 9년7개월 만의 최고치입니다. 이로써 기대 인플레이션은 지난 4월(3.1%)에 이어 2개월 연속 3%대를 기록하게 됐습니다.

금통위의 매파적 발언 수위도 높은 수준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지난 4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는 "물가 기대심리 안정에 최우선을 두고 완화 정도 축소를 선제적으로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매파적 견해가 제시되기도 했습니다.

이 총재 또한 지난 16일 "앞으로 빅스텝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느냐를 말씀드릴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강한 매파적 발언을 내놨습니다.

이 때문에 시장은 이날 이 총재가 '빅스텝'과 관련한 언급을 할 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