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보다 높은 공공기관장 연봉…작년 기준 평균 1억8천만원

금융 공공기관이 상위권 차지…최고 연봉은 산업은행 4억3천698만원
평균 연봉은 국무총리(1억8천468만원)와 비슷하고 장관보다 4천400만원 많아
'정치권 낙하산'이라 불리는 상임감사 평균 연봉도 1억6천만원 수준

↑ 공공기관장 연봉 최고액을 기록한 산업은행/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공공기관 기관장들의 1인당 평균 연봉이 1억8천만원을 웃돌아 정부 부처 장관들보다 4천400만원 가량 많고, 국무총리의 연봉과 비슷한 수준이었음이 나타났습니다. 여러 공공기관들 중에서도 특히 높은 연봉을 자랑한 곳은 금융계 공공기관들이었는데, 이들 중 한국산업은행과 중소기업은행, 한국투자공사 3곳의 기관장 연봉은 4억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8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인 알리오에서 상임 기관장의 연봉을 공시한 349개 기관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공공기관 349곳의 기관장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8천21만원으로 전년보다 2.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당 조사에서 기관장의 연봉이 가장 높았던 공공기관은 한국산업은행(4억3천698만원)이었고, 중소기업은행(4억2천326만원)과 한국투자공사(4억2천286만원), 수출입은행(3억9천775만원) 등 금융 공공기관들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높은 연봉을 기록한 곳들은 국립암센터(3억4천816만원)와 기초과학연구원(3억2천945만원), 신용보증기금(3억1천926만원), 한국주택금융공사(3억1천151만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3억338만원), 한국자산관리공사(3억56만원)등 이었습니다.

공공기관장 연봉 조사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한 곳들은 대부분 금융계 기관들로, 금융 공공기관의 경우 기관장뿐 아니라 직원들의 연봉도 상위권에 포진해있었습니다. 지난해 한국투자공사의 직원 평균 연봉은 1억1천592만원, 한국은행의 직원 평균 연봉은 1억1천370만원으로 공공기관 직원들의 평균 연봉 조사에서 각각 3위와 5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처럼 높은 연봉을 받는 금융 공공기관들 중에서도 최고 연봉을 기록한 공공기관은 산업은행이었습니다. 이전에 2017년~2020년 4년동안 기관장 연봉 1위를 기록했던 곳은 한국투자공사였으나, 지난해에는 한국산업은행이 1위를 기록하고 한국투자공사는 3위에 머물렀습니다. 지난 9일 퇴임한 이동걸 전 산업은행 회장의 경우 2017년 9월 임기를 시작한 후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간 총 15억8천330만원의 연봉을 수령했습니다. 이는 2017년 9월부터 12월까지의 연봉과 올해 초부터 퇴임 전까지 받은 연봉은 제외된 금액으로, 이들을 더하면 15억8천330만원보다 더 많은 연봉을 수령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 공공기관 상임기관장 및 상임감사와 정부 정무직 연봉 비교 / 자료출처: 연합뉴스

알리오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기관 기관장들의 평균 연봉은 각 정부 부처 장관들의 연봉보다 4천만원 이상 많아 국무총리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사혁신처가 제공한 2021년의 정무직 연봉 표에 따르면 대통령은 2억3천822만7천원, 국무총리는 1억8천468만5천원, 부총리·감사원장은 1억3천972만5천원, 장관(장관급)은 1억3천580만9천원, 인사혁신처장·법제처장·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1억3천384만9천원, 차관(차관급)은 1억3천189만4천원이었습니다. 해당 자료를 기준으로 할 때 공공기관 기관장의 평균 연봉은 국무총리의 연봉보다 2.4% 적고, 장관(장관급)의 연봉보다 32.7%, 차관(차관급)보다 36.6% 많았습니다.

지난해 33곳의 공공기관 기관장들은 대통령보다 높은 연봉을 수령하기도 했는데, 이들은 전체 분석 대상 공공기관의 9.5%였습니다. 또 국무총리보다 높은 연봉 기록을 세운 공공기관들은 총 129곳으로 전체 분석 대상의 37%에 달했으며, 장관(장관급)보다 높은 연봉 기록을 세운 공공기관들은 총 299곳으로 85.7%에 달했습니다.

공공기관 기관장들 중에는 해당 공공기관을 관리·감독하는 정부 부처의 실장 혹은 국장으로 재직하다가 정치권의 낙하산이 아니냐는 논란으로 인해 공공기관 기관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연봉이 2~3배 정도 오르기도 했습니다. 상임감사의 평균 연봉은 장관보다 2천523만원(18.6%)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상임감사 연봉 1위는 중소기업은행(3억2천191만원)이 차지했고, 그 뒤를 이어 한국산업은행(3억1천820만원), 한국투자공사(3억473만원), 한국수출입은행(3억251만원), 기술보증기금(2억4천651만원)등이 상임감사 연봉의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또 신용보증기금(2억4천524만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2억4천270만원), 한국주택금융공사(2억4천162만원), 한국자산관리공사(2억3천672만원), 예금보험공사(2억3천403만원) 등이 이어서 10위권을 기록했습니다. 상임감사 평균 연봉 조사에서도 기관장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금융 공공기관이 상위권의 대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