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말 신준호 푸르밀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신 회장의 차남 신동환 대표가 단독 경영에 나섰지만, 계속되는 사업 부진과 누적된 적자로 성장 돌파구를 찾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 건강기능식품을 중심으로 식품 사업을 강화해온 LG생활건강이 푸르밀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푸르밀은 최근 지분 매각을 위해 LG생건 측과 실무진 회의를 가졌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정밀 실사 전으로 LG생건 측에서 푸르밀 인수와 관련한 사업성을 평가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푸르밀은 1978년 4월 설립된 롯데우유를 모태로 하는 유제품 제조업체다. 2009년 사명을 푸르밀로 바꾸면서 남우식 대표이사를 필두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며 성장가도를 달렸다. 국민 대표 발효유 '비피더스'를 필두로 '검은콩이 들어있는 우유', '가나초코우유' 등을 히트시키면서 한때 연매출 3000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18년 초 오너 경영 체제로 회귀해 신 회장과 신 대표가 공동 대표로 취임하면서 푸르밀의 실적은 뒷걸음질 치길 반복했다. 취임 직전이던 2017년 2575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은 신 대표 취임 첫 해 2301억원으로 떨어졌고 영업이익은 10년 만에 적자 전환됐다. 이후에도 매출 감소와 적자 폭 확대가 계속되면서 지난해 푸르밀은 매출 1799억9361만원, 영업이익 123억7574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결국 성장 한계에 부딪힌 푸르밀이 기업 회생을 위해 매각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우유급식 중단, 유통채널 확보 문제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지만, 푸르밀이 보유한 발효유 기술 등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특히 최근 건기식 시장이 커짐에 따
다만 푸르밀 인수 건과 관련해 LG생건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사항이 없다"며 관련 사안을 부인했다.
[송경은 기자 / 이영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