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티몬 신현성 대표와 테라폼랩스 설립
루나·테라 거래 알고리즘, 폰지 사지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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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라 가상화폐 모형 이미지 / 사진=트위터 게시물 갈무리, 연합뉴스 |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 폭락 사태로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이 큰 충격을 받고 있습니다. 이때 두 코인을 모두 발행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최고경영자(CEO)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 가상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 등에 따르면 권 대표는 1991년생의 청년 창업가입니다.
권 대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판 일론머스크'로 불리며 가상화폐 업계의 총아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이번 루나와 테라 폭락 사태로 인해 외신들은 실리콘벨리 최대 사기극의 주인공인 엘리자베스 홈스 전 텔라노스 CEO와 같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권 대표는 한국의 한 외국어고교를 졸업한 후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습니다. 이후 빅 테크 기업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엔지니어를 거쳐 2018년 소셜커머스 티몬 창업자 신현성 대표와 함께 테라폼랩스를 설립했습니다.
테라폽램스가 발행한 루나와 테라 코인을 통해 권 대표는 거물로 성장했습니다. 한 때 두 코인이 모두 시가총액 상위권 암호화폐로 부상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가 설립한 '루나파운데이션가드'가 테라 가치를 보장하는 안전장치의 일환으로 15억 달러(1조9천300억 원)어치 비트코인을 사들이며 가상화폐의 큰 손을 뜻하는 '비트코인 고래'로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권 대표는 한국과 테라폼랩스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를 오가며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그의 트위터 아이디 '도권'(Do Kwon)의 팔로워는 63만 명이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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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도형 테라 공동 설립자 겸 대표 / 사진= 야후파이낸스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연합뉴스 |
하지만 이번 루나·테라 폭락 사태는 이렇게 탄탄대로를 걸을 것만 같던 발목을 잡았습니다.
테라폼랩스의 사업 구조는 초기부터 논란이 발생한 바 있습니다. 테라폼랩스는 특이한 알고리즘을 채택해 코인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테라 블록체인 생태계의 기본 통화인 루나 공급량을 조절해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 1개의 가치를 1달러에 맞추도록 한 것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다른 코인과 달리 가격 변동성을 잡기 위해 특정 통화나 상품 등 가치가 인정되는 담보와 가격을 연동하는 코인을 말합니다. 이에 더해 테라를 예치하면 루나로 바꿔주고 최대 20% 이율을 약속하는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았습니다. 테라 가격이 하락하면 유통량을 조절해 가격을 올려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한다는 복안입니다.
하지만 다른 스테이블 코인이 실물자산을 담보로 한다는 점에서 루나와 테라의 거래 알고리즘은 폰지 사기라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또한 최근 가상화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해당 시스템은 작동 불능 상태에 빠지게 됐습니다.
권 대표는 15억 달러 자금 조달에 나섰지만 현재 이러한 코인 폭락을 해결하지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테라폼랩스가 암호화폐 업계의 여러 기업과 접촉했지만, 자금 조달에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권 대표의 상황이 사면초가에 몰린 가운데 그의 과거 행적과 트위터 발언을 언급하며 비판하는 외신 보도들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가에 따르면 작년 7월 영국의 한 경제학자가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모델의 실패 가능성을 지적하자 권 대표는 "난 가난한 사람과 토론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코인데스크의 데이비드 모리스 수석 칼럼니스는 "권 대표는 암호화폐의 엘리자베스 홈스"라며 테라, 루나 폭락 사태를 둘러싼 소송과 형사 고발이 이어질 것으로 보았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