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 중국의 경기둔화에 따른 수출 성장세 감소 등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2.5%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연이 8일 발표한 '2022년 1분기 경제 동향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인 2.5%로 추산했다. 작년말 발표한 2.9%에서 0.4%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으로,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당초 전망치(3.0%)보다 내려잡은 수준과 동일하다.
한경연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돌파하면서,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큰 타격이 우려된다"면서 "오랜 기간 경제여건 부실화가 진행되었고, 정책적 지원여력마저 소진되어 성장률 하향전망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까지 진행된 오미크론 확진자 급증, 중국의 경기둔화에 따른 우리 수출의 성장세가 꺾이고 있는 상황 역시 성장률 하향전망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내수 부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소비는 3.0%에 미치지 못하는 2.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이는 작년 성장률(3.6%)보다 0.8%포인트 낮다. 특히 자영업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소득 기반이 약화된 데다 빠른 금리 인상으로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마저 커지고 있고 최근 급격한 물가 인상으로 민간 소비 회복을 제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 증가율도 작년(9.9%)보다 7.5%포인트나 떨어진 2.4%로 예측됐다. 지난해 실적에 대한 역기저 효과, 중국 성장세 둔화에 따른 영향이다. 경상수지는 수출 증가 폭을 뛰어넘는 수입 급증과 서비스 수지 적자가 확대되면서 지난해 883억달러에서 올해 192억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에 따른 주요국의 경기 회복세 둔화로 교역 조건 악화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수출 증가세가 더욱 둔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설비 투자 증가율은 반도체 부문에 대한 공격적 투자 지속에도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따라 주요국의 경기 회복세가 약화되면서 2.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전년(8.3%)과 비교하면 무려 6.2%포인트 낮다.
건설투자는 공공 재개발 등 정부 주도의 건물 건설 증가에 역성장한 작년(-1.5%)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과 수급 불균형 현상이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면서 작년(2.5%)보다 1.3%포인트 오른 3.8%로 추산됐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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