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갤럭시A53, 애플 아이폰SE 3세대, 샤오미 레드미노트11 프로. [사진 = 김승한 기자] |
6주에 걸쳐 중저가 스마트폰 3인방 리뷰를 모두 마쳤다. 삼성 갤럭시A53, 애플 아이폰SE(3세대), 샤오미 레드미노트11 프로를 사용해보고 느낀점은 사양은 딱 중저가 수준인데 한 가지씩 비장의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이라면 모든 방면에서 최상위의 스펙을 탑재했겠지만, 가격이 저렴한 만큼 각 사가 내세우고 싶은 부분은 최고로 내세우되 특정 부분은 적정선에서 타협을 했다는 흔적이 곳곳에 보였다.
카메라 성능은 갤럭시A53이 가장 좋았다. 개인적으로 카메라 개수가 성능과 비례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후면 쿼드(4개)카메라가 탑재된 만큼 가장 좋은 화질을 구현했다.
삼성전자도 갤럭시A53 공개 당시 카메라 성능을 많이 강조했는데 실제 촬영해보니 프리미엄 라인업에 준하는 성능을 보였다. 사실 일반인 수준에선 오히려 가지고 있는 갤럭시노트20보다 화질이 더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이들 제품 중 유일하게 야간촬영 모드를 지원한 것도 감동이었다.
↑ 갤럭시A53(위쪽 2개 사진)과 갤럭시노트20으로 주·야간 촬영을 한 결과물. [사진 = 김승한 기자] |
참고로 레드미노트11 프로에는 후면 트리플(3개)카메라, 아이폰SE는 후면 싱글(1개)카메라가 내장됐다. 광학손떨림방지(OIS) 기능의 경우 갤럭시A53과 아이폰SE에는 지원되지만 레드미노트11 프로에는 해당 기능이 없다.
배터리와 충전속도는 레드미노트11 프로가 압도적이었다. 레드미노트11 프로에는 5000mAh 용량 배터리와 67W의 터보 충전이 지원된다. 처음 제품을 개봉했을 때 배터리는 45%였는데, 유튜브와 게임 등을 수시간씩 구동해도 배터리는 잘 소진되지 않았다.
↑ 레드미노트11 프로 충전 모습. [사진 = 김승한 기자] |
갤럭시A53도 5000mAh 용량의 배터리를 지원한다. 삼성전자의 설명으로는 최대 18시간까지 영상시청이 가능하다고 한다. 또 25W의 고속 충전도 지원된다.
아이폰SE의 배터리는 가장 아쉬웠다. 아이폰SE 3세대에는 2018mAh 배터리가 장착됐다. 웹서핑과 동영상 감상 등을 6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기엔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나처럼 이동하는 일이 많은 사용자들에겐 큰 단점으로 다가왔다. 물론 전작(1821mAh)에 비해 용량이 소폭 늘긴했지만, 비슷한 가격대의 경쟁사 제품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했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스펙상 아이폰SE가 가장 좋다. 이번 아이폰SE에는 보급형이라고 부르기 무색할 정도로 최신 사양의 칩인 'A15바이오닉'이 탑재됐다. 아이폰13 시리즈와 동일한 칩이다. 실제 긱벤치를 돌려보니 아이폰SE 3세대는 아이폰13 시리즈(프로 맥스 제외)와 비슷한 성능을 보이기도 했다. 애플은 전작 대비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이 약 20%~30%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 긱벤치로 아이폰SE AP를 테스트한 결과. [사진 = 김승한 기자] |
서비스 구성은 레드미노트11 프로가 압도적이었다. 레드미노트11 프로는 세 제품 중 유일하게 충전기를 제공한다. 레드미노트11 프로에는 67W 초고속 충전기가 동봉돼 있다. 이 밖에 레드미노트11 프로 구성품에는 실리콘 케이스, 액정보호필름 등도 포함됐다.
↑ 레드미노트11 프로(왼쪽)와 아이폰SE 구성품 비교. [사진 = 김승한 기자] |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충전기가 동봉돼 있는 것은 당연한 얘기였다. 하지만 재작년부터 글로벌 제조사들은 환경문제 등으로 충전기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12부터, 삼성전자는 갤럭시S21부터 스마트폰 구성품에서 충전기를 뺐다. 이에 따라 아이폰SE와 갤럭시A53에도 충전기가 빠졌다.
화면 크기는 갤럭시A53과 레드미노트11 프로가 널찍해서 좋았다. 갤럭시A53은 6.5인치, 레드미노트11 프로는 6.7인치다. 평소 동영상 시청 등을 이유로 대화면을 선호한다. 중저가 스마트폰에서 쉽게 느낄 수 없는 만족스러운 크기였다.
반면 아이폰SE는 4.7인치다. 홈버튼, 상단 카메라를 위한 상하 넓은 베젤(테두리)이 적용된 만큼 요즘 스마트폰에서 보기 힘든 화면 크기다. 4.7인치는 답답함을 넘어 불편할 정도였다. 일반 스마트폰과 동시에 같은 화면을 띄워봤다. 인터넷 화면의 같은 목록을 나열해도 아이폰SE에 표시되는 양이 확연히 적었다. 게임을 하거나 영상을 시청할 때도 비율이 망가졌다.
↑ 갤럭시A53 전면. [사진 = 김승한 기자] |
출고가는 갤럭시A53 59만9500원, 아이폰SE 59만원, 레드미노트11 프로 39만9300원이다. 가격 하나로만 따지면 가성비는 레드미노트11 프로가 최고지만, 전반적인 사양을 모두 고려했을 때 갤럭시A53이 가장 좋다는 생각을 했다. 고사양 카메라와, 대화면, 대용량 배터리 등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이 가격대의 대체품은 없다.
'난 고사양게임을 안 한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