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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토요타] |
29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 배터리 관련 기업 인사와 연구자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차세대배터리세미나(NGBS2022)'에 참여해 전고체배터리 산업화에 대해 논의했다.
SNE리서치는 "현재 산업 상황을 보면 전고체배터리의 산업화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존재하고, 2020년대 말까지는 양산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라고 밝혔다.
전고체배터리는 이온이 오가는 통로인 전해질이 액체가 아닌 고체 물질로 이뤄진 배터리다. 액체 전해질은 온도가 높아지면 가스로 변해 폭발 위험이 있는 반면 고체 전해질은 폭발 위험을 원천 차단해 안전성이 높다.
동일 부피 대비 에너지 밀도가 높은 것도 장점이다. 직렬로 연결하는 기존 배터리와 달리 배터리를 적층하는 방식으로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극과 음극이 닿아 폭발하지 않도록 하는 분리막도 전고체배터리에는 필요 없다.
이런 장점 때문에 '차세대배터리', '꿈의 배터리' 등으로 불리지만, 액체 전해질만큼 이온이 잘 움직이는 고체 전해질 소재를 찾지 못해 지금까지 상용화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2010년 토요타가 황화물을 전해질로 사용한 전고체배터리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고, 현재는 황화물, 산화물, 고분자 등이 전해질 소재로 각광받는다. 이중에서 기술적 난이도가 높지만, 이온 전도도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황화물이 주로 연구되고 있다.
이후 일본 기업을 필두로 국내외에서 전고체배터리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졌는데 해당 기업들은 대부분 2030년 안에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한 토요타는 오는 2025년 전고체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9월 전고체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의 주행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하기도 했다. 닛산 역시 2028년까지 전고체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 출시를 예고했고, 혼다는 2030년께 전고체배터리를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상대적으로 개발이 쉬운 고분자계 전고체배터리를 2026년 출시한 후 2030년 황화물계로 전환할 계획을 밝혔다. 삼성SDI는 내년 상반기 전고체배터리 파일럿라인을 가동할 예정인데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서 양산 시점을 가능한 앞당기겠다고 전했다.
빈면 SNE리서치는 보고서에서 전고체배터리 상용화를 위해 극복해야 할 관문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며 2030년 내 상용화를 부정적으로 봤다.
먼저 전해질 성분별 문제를 지적했다.
SNE리서치는 "황화물계 전해질은 화학적 안정성 문제가 심하고, 습한 환경에서 유독한 황화수소 가스를 생성한다"라며 "산화물계는 대기 중에서 더 안정적이지만, 제조 공정상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해야 해 대량 생산에 어려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또 "고분자계는 제조하기 쉽지만, 실온에서 이온 전도도가 액체 전해질의 1만분의 1 수준으로 낮다"라고 전했다.
높은 생산 비용도 걸림돌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고체배터리에는 기존 배터리에 쓰이는 탄산리튬보다 5~10배 비싼 황산화리튬이 주로 쓰여 원자재 값이 높고, 순도를 높이기 위한 제조 설비에 투자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전고체배터리의 가격은 기존 리튬이온배터리 가격보다 최소 2배 이상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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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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