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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폰12 미니. [사진 제공 = 애플] |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애플은 전날부터 순정 부품을 판매하는 셀프수리 인터넷 사이트를 열었다. 하지만 순정부품을 사서 고치는 비용과 서비스센터에 수리를 맡기는 비용이 거의 차이가 없어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아이폰12 미니의 화면이다. 깨진 아이폰12 미니 화면을 직접 교체할 경우, 애플 셀프수리 사이트에서 순정품 화면을 225.96달러(약 28만58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애플 서비스센터에선 229달러(약 28만9600원)에 화면교체가 가능하다. 소비자가 품을 들여 부품을 교체하더라도, 절약할 수 있는 돈이 3달러(약 3800원)에 불과한 셈이다.
소비자는 수리에 사용되는 부품이나 장비 가격도 부담해야 한다. 아이폰의 나사못 하나의 가격은 19센트(약 240원)고, 수리에 필요한 각종 장비를 1주일간 빌리는 비용은 49달러(약 6만2000원)다. 이에 대해 WSJ은 "직접 수리해서 돈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지마라"고 평가했다.
특히 애플은 셀프 수리 도중 문제가 생긴 제품에 대해선 전화 등을 통한 기술적 지원도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한다.
아이폰의 수리에 대해 엄격한 자체 규정을 고수했던 애플이 셀프 수리 제도를 도입한 것은 미국 정부의 움직임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그간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등 AS와 관련 엄격한 자체 규정을 적용해왔으며, 경미한 고장에도 높은 수리 비용이 요구되거나 리퍼(교환)를 강제하는 정책으로 이용자 불만이 누적됐다.
애플의 이 같은 관행은 이용자의 '수리할 권리'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미국 일부 주에서 수리할 권리 법제화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한편 애플은 미국에서 시작한 셀프수리 제도를 하반기에 유럽 등 다른 국가에서도 실시할 방침이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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