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이 와인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신세계와 롯데, 금양인터내셔널이 주도해 온 와인유통사업에 현대백화점이 뛰어들면서 유통 빅3가 와인 유통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달 와인유통전문으로 하는 자회사 비노에이치를 설립했다. 현대그린푸드가 이 회사 지분 4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내 와인전문 판매 매장인 와인웍스 등을 두고 있지만, 와인 수입이나 와이너리 운영 등 본격적인 와인사업에는 뛰어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비노에이치 설립으로 그동안 신세계L&B와 금양인터내셔널, 롯데칠성음료가 주도해 온 와인 시장에 현대백화점이 도전장을 내밀게 됐다.
현대백화점 측은 "국내 와인 시장이 매년 두자릿 수 이상 성장해온 만큼 향후 성장 전망이 크다고 판단했다"며 "유기농, 프리미엄 와인 등 차별화된 와인을 수입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국내 와인 수입은 2018년 2억 4400만달러에서 지난해 5억5981만달러로 3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백화점까지 와인유통 사업에 뛰어들면서 국내 시장에는 보다 다양한 와인들이 선보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신세계와 롯데도 와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마트는 제타플렉스 잠실점에 400여평 규모 와인전문 매장인 보틀벙커를 열고 4000여종의 와인을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 2월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유명 컬트와인
와인업계 관계자는 "와인유통사업은 해외 와이너리와 유통회사들과의 네트워크가 핵심"이라며 "이같은 망을 구축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 대형유통그룹이 뛰어들었다고 해서 당장 선두권 와인유통사로 오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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