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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세데스-AMG CLS 53 4매틱 플러스 [사진출처=벤츠] |
2도어 2인승 정통 쿠페의 이미지다. 자동차를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쿠페는 자동차 디자인과 기술의 정수다.
군더더기 없이 아름다운 외관과 스포츠카 부럽지 않은 강력한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갖췄기 때문이다.
예술품을 보관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듯, 쿠페도 2도어 2인승이어서 실용성과는 거리가 멀다.
타기 불편하고 활용도가 적은 데다 관리도 어려우며 가격도 비싸 일반 자동차처럼 실용성 높은 가족용 차로 사용하기는 힘들다.
애써 개발한 쿠페가 단지 예술품 영역에만 머무는 게 안타까웠던 자동차 브랜드들은 기술과 디자인 발전에 힘입어 쿠페를 진화시켰다.
쿠페의 미학은 추구하면서 가족용으로 쓸 수 있도록 쿠페를 4·5도어 형태로 바꿔놨다. 정통 쿠페 파괴를 통해 창조된 '퓨전 쿠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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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세대 벤츠 CLS [사진출처=벤츠] |
'삼각별' 위용을 자랑하는 벤츠 CLS는 '욕망의 화신'이다. 프리미엄 세단을 주도하는 벤츠가 쿠페 시장까지 욕심을 내 만들었기 때문이다.
차명에서도 벤츠의 욕망이 드러난다. 우아하고(Chic), 고급스럽고(Luxurious), 세련된(Sophisticated) 자동차라는 뜻이다.
사실, 사람도 자동차도 욕심을 잔뜩 부리면 탈이 난다. 모든 색을 한꺼번에 칠하면 검정이 되고, 아무리 맛있는 재료라도 한꺼번에 모두 넣으면 먹기 힘든 음식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벤츠 CLS는 달랐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한발 앞선 벤츠의 디자인과 기술에다 '취사선택' 노하우가 욕심을 부릴 만하게 만들었다.
정통 쿠페에 반기를 든 4도어 벤츠 CLS는 쿠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쿠페 역사가 CLS 이전과 이후로 구분될 정도다.
아름답고 우아한 디자인, 다이내믹한 퍼포먼스, 세단에 버금가는 실용성을 갖췄다. 개발 초기 우려의 목소리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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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국내 출시된 벤츠 CLS [사진출처=매경DB] |
벤츠 CLS 이후 폭스바겐 CC, 아우디 A7, 포르쉐 파나메라, BMW 6시리즈 그란 쿠페 등이 잇달아 등장해 4·5도어 쿠페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다.
쿠페의 정의도 정통적인 세단 구조에서 뒷좌석 비중을 줄이고 2개 문을 붙였다는 것에서, 더 개성적이고 역동적인 '쿠페스러운' 차체 스타일을 가졌는가의 여부로 옮겨갔다.
'욕망의 화신'답게 벤츠 CLS 욕심은 끝이 없었다. 벤츠는 CLS 디자인을 재해석해 5도어 쿠페인 CLS 슈팅 브레이크도 선보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고성능 AMG 기술까지 결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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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형 벤츠 CLS [사진출처=벤츠] |
국내 판매되는 더뉴 벤츠 CLS 300d 4매틱은 디젤엔진 기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택했다.
48V 전기시스템과 2세대 통합 스타터-제너레이터(ISG)를 갖춘 새로운 4기통 디젤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 최고출력은 265마력, 최대토크는 56.1kg·m이다.
더뉴 벤츠 CLS 450 4매틱은 가솔린엔진 기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48V 전기시스템이 적용된 차세대 직렬 6기통 가솔린엔진을 얹었다. 최고출력 367마력, 최대토크 51.0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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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형 벤츠 CLS 300d [사진출처=벤츠] |
후면은 트렁크의 AMG 스포일러 립으로 스포티한 매력을 강화했다. 더뉴 벤츠 CLS 300d 4매틱은 19인치 AMG 5스포크 경량 알로이 휠, 더뉴 벤츠 CLS 450 4매틱은 20인치 AMG 멀티 스포크 알로이 휠을 적용했다.
운전석에는 나파가죽으로 마감한 지능형 스티어링 휠을 탑재했다. 스티어링 휠의 림 앞면과 뒷면에 2존 센서 패드를 배치했다.
스티어링 휠 스포크에 있는 터치 버튼을 통해 스마트폰처럼 직관적이고 편리하게 계기반 및 미디어 디스플레이의 다양한 기능들을 조작할 수 있다.
가격은 더뉴 벤츠 CLS 300d 4매틱이 9370만원, 더뉴 벤츠 CLS 450 4매틱이 1억141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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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세데스-AMG CLS 53 4매틱 플러스 [사진출처=벤츠] |
지난달 24일 AMG 스피드웨이(경기도 용인)에서 AMG CLS 53 4매틱 플러스를 만났다. 직접 운전한 시간은 10여분 남짓에 불과했지만 벤츠 CLS의 욕망을 알아채기엔 충분했다.
전면부에는 수직 바가 들어간 AMG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빨을 드러낸 맹수처럼 공격적이다. 이전 모델에는 가로 2줄이 적용됐다.
그릴은 커다란 공기흡입구와 어울려 좀 더 낮고 넓어 보이면서 역동적인 외모를 완성했다.
카본파이버로 마감한 사이드미러와 스포일러 등으로 구성한 AMG 카본 외장 패키지와 20인치 AMG 5트윈 스포크 알로이휠도 역동적이면서도 세련된 멋을 제공한다.
후면부는 레이싱카에서 영감받은 디퓨저, 크롬 배기 파이프, 트렁크 리드 스포일러로 고성능 차량의 존재감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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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세데스-AMG CLS 53 4매틱 플러스 [사진출처=벤츠] |
시승차는 48V 전기시스템과 통합스타터-제너레이터를 갖춘 6기통 가솔린엔진과 AMG 스피드시프트 TCT 9단 변속기를 채택했다.
최고출력은 435마력, 최대토크 53kg?m에 달한다. 제로백(시속 0→100km 도달시간)은 4.5초로 슈퍼카에 버금간다.
기어 레버는 일반적인 벤츠 세단처럼 스티어링휠 뒤쪽 스티어링 칼럼에 장착됐다. 드라이브 모드는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인디비주얼로 구성됐다. 서킷 체험이라 스포츠와 스포츠 플러스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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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세데스-AMG CLS 53 4매틱 플러스 [사진출처=벤츠] |
가속페달을 밟으면 억눌렀던 욕구를 표출하듯 포효하며 질주한다. 가속 때 22마력의 힘을 추가로 공급해주는 가솔린엔진 기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한몫한다.
코너링 구간에서도 차체가 안정적이다. 5m에 가까운 길이 때문에 날쌘 스포츠카처럼 날카롭지는 않지만 수준급 코너링 돌파 성능을 발휘한다.
직선 구간에서는 강력하지만 지치지 않고 흐트러짐 없이 속도를 높인다. 앞 차를 추돌할 가능성이 생기자 경고음과 함께 안전벨트를 조여준다. 제동성능도 우수하다. 흔들림을 최소화해 깔끔하지만 강력하다.
AMG 전용 시포츠 시트는 좌우로 흔들리는 몸을 단단히 지지한다. 고속에서는 몸을 조여준다. 강렬한 움직임에도 승차감은 편안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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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세데스-AMG GT 43 4매틱 플러스와 CLS 53 4매틱 플러스 [사진출처=벤츠] |
가격도 "욕심을 좀 더 내면 된다"고 자극한다. 1억3110만원으로 벤츠 CLS 450 4매틱(1억1410만원)보다 1700만원 비쌀 뿐이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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