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된다. 장녀 구미현과 손 잡으며 우호지분 58.62%를 확보한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이 임시주총을 소집해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축출에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구 전 부회장 측은 최근 아워홈에 새 이사 48명 선임을 목적으로 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구 전 부회장 측은 지난 주총 때 1000억원 요구하는 안을 냈지만 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구지은 부회장이 선임한 21명의 이사를 해임하고 구 부회장의 경영권을 빼앗으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들 21명의 이사는 구미현·구명진·구지은 세 자매가 힘을 합쳐 합산 지분이 59.6%에 달했을 때 우호 세력으로 앉힌 인사들이다. 이들 이사가 대거 편입된 이사회를 열어 구 전 부회장(당시 부회장)을 대표에서 해임하고 구지은 신임 대표를 선임했다. 구 전 부회장은 자신이 당한 방식 그대로 되갚기 위한 '보복 이사회'를 꾸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구 전 부회장은 아워홈의 지분 38.5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하지만 지난 13일 아워홈 지분 20.06%(자녀 지분 0.78% 포함)를 보유한 장녀 구미현 주주가 지분 매각에 동참하기로 하면서 매각 측은 경영권을 포함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임시주총에서 '표 대결'로 붙으면 구 부회장이 대표이사에서 해임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지분 매각을 선언했던 구 전 부회장이 약속을 뒤집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는 보복 운전 논란을 일으켜 유죄를 확정 받고 경영에서 물러났고 아워홈 재직 시 횡령·배임을 저지른 혐의로 피소 당한 상태다. 이후 아워홈 지분 전량 매각을 선언했는데 이번에 경영권 확보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 것은 말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끝날 것 같던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된 것을 배당금과 연관시키기도 한다. 아워홈은 구 전 부회장 체제였던 2020년 299억원, 구미현은 149억원의 주주배당을 가져가며 논란을 샀다. 당시 회사는 적자 상태였고 배당금액은 영업이익보다 높았다. 하지만 구 부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총에서 무배당을 결정했다. 구 전 부회장 측이 배당 1000억원을 요구한 시점은 적자를 면치 못했던 터라 전임 경영자로서 부도덕한 요구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임시 주총 요구를 이사회에서 거부하면 구 전 부회장
구 전 부회장 측은 "임시주총 소집은 동반 매각에 대한 회사 측의 협조를 얻지 못해, 합리적 매각 과정을 이끌어 내기 위한 방편"이라며 "경영권 확보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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